가을 시작, 윌리암 체이스
짙은 녹색이 당연했던 너른 들판의 채도는 점점 낮아진다.
살갑기만 했던 바람은 조금 시큰하고, 햇살은 따사롭기만 하다.
흙바닥을 감싸던 습기는 조금씩 사라지고 메마름이 차오른다.
발걸음 걸음마다 먼지가 부유해 올랐다가라앉는다.
찰랑이던 풀바람 소리엔 겉이 마른 부딪힘이 섞인다.
하늘도 햇살에 바래져 파랑은 점점 옅어진다.
가을이 오고 있다.
굵은 땀을 밀어내던 더위가 가고있다는 건 환영할만하나,
그렇다고 모든 게 바래지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