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필리아 장미, 바이올렛 오클리
오필리아.
햄릿을 사랑했던 그녀.
그 사랑이 만든 아버지의 죽음.
미치지 않고서야 받아들이기엔 너무 버거운 현실.
5월의 장미로 불리던 그녀가 무표정하게 장미를 꺾는다.
그녀의 한쪽 발은 냇물에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스쳐가는 햄릿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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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불이 아닐까 의심하고,
태양은 과연 움직일까 의심하고,
진리도 거짓이 아닐까 의심할지라도,
나의 사랑만은 의심하지 말아주오.
아, 사랑하는 오필리아.
나는 이런 운율에 서투른 사람이라
사랑의 고민을 시로 읊어낼 만한 위인이 못 되오.
그러나 나는 당신을 가장 깊이, 무엇보다도 깊이 사랑하고 있소.
이것만은 믿어주시오. 잘 있어요. 내 사랑.
아름다운 연인에게.
이몸이 살아있는 한 영원히 그대의 것인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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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갈등은 끝이 맺어지고.
그녀의 발은 냇물에 더욱 깊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