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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사 Jan 06. 2023

주위 사례로 본 스톡옵션 행사 가능성

주식으로 바꾸면 돈이 되는 건 맞나요?



 스톡옵션은 스타트업의 꽃이고, 팀원들이 열심히 일해야 하는 강한 외적동기가 되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한국에 실제로 이 꽃을 따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연 현실성 있는 소리인지 요즘은 의심이 된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스톡옵션 행사 비과세(현행 5천만 원) 혜택이 3년 동안 총 6억 원 밖에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조세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걸로 몇 명이나 혜택을 받았는지는 계산이 어렵지만, 절대 많은 숫자가 아니라는 건 단번에 알겠다. (그런데 이걸 전체 비과세로 한다고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위에 여러 사람이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현금화하는 걸 목격하게 되었는데 이들을 통해서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고, 우리 팀원들이 현실화하려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 생각해 본다


1. 스톡옵션 행사로 주식으로만 가지고 있기

- 베스팅이 끝난 상황에 회사가 살아남아있다면 보통 행사를 한다. 비과세 구간에 맞춰서 나눠서 하기도 하고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면 한 번에 하기도 한다. 현금을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어, 가장 긴가민가 한 순간인 반면 회사에서 상장한다더라, 앞선 누가 팔았다더라 하는 소식이 들려오면 한껏 기대감이 부풀기도 한다. 심지어 비상장 거래소에서 시가가 찍혀있는 주식이라면 바로 내 자산으로 환산되기도 한다.

- 하지만 이때 가장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은 오히려 세금이다. 나는 번 돈은 없는데 세금을 내라 하니 상당히 당황스럽고, 보통 내본 적 없는 수준의 세금을 내게 되어 당황스러워한다. 


2. 비상장 플랫폼, 중개인을 통한 수익실현화

- 지금 회사의 가치대로 수익을 실현화할 수 있다. 보통 본인의 회사가 더 성장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서 실현화는 꼭 필요하다.

- 보통 비상장 앱을 통해서 거래하는 게 일반적인데, 우리가 모두 아는 그런 스타트업들 조차 거래량은 미미하기에 실제로 이를 통해 현금화를 얼마나 하는지는 미지수이다.

- 비상장 주식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개인이 있고, 어떻게 번호를 알게 되어 연락하면 수수료를 떼고 판매해 준다. 이 번호를 알음알음 팀원들끼리 공유한다.

- 물론 또 세금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때는 현금에서 가져갈 수 있기에 무리는 아니다. 

- 수수료 떼고, 세금 떼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돈이 들어와서 한번 더 당황을 하게 된다.


3. 투자 간 구주 매각

- 시리즈 A, B, C 넘어가면서 투자금은 보통 성장을 위한 '신주'로 발행을 한다. 하지만 이때 창업자의 의지가 있다면 투자금에 '구주'를 섞어서 판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 이때는 구주 매각이 공식화되면, 일반적인 무명의 투자자들이 아니라 대형 증권사가 중개하는 나름 '큰손'의 투자자들이 들어오기도 하고, 주주명부에 넣고 싶은 유명인들이 들어오기도 한다.

- 이때 창업자 지분이 아닌 스톡옵션으로 행사된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고, 회사 성장세가 좋고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아야만 가능한 일이기에 현실성이 대단히 높지는 않다. 게다가 이렇게 사고 싶은 사람이 많을 때는 또 팔기 싫은 게 사람 심리이기도 하고.


4. 회사 매각 간 구주 매각

- 회사가 운이 좋게? 혹은 어쩔 수 없이 인수합병 당하는 경우에 구주 매각이 가능하다. 이때도 창업자의 엄청난 물 밑 작업이 필요하다. 보통 인수하는 회사에서는 최대한 싸게,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가지고 싶어 하기에 기존 구주를 모두 인수하는 조건을 수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서로가 정말 필요한 상황이라면, 구주를 인수해주고 깔끔히 합병을 진행시키는 딜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내가 아는 사례에서는 창업자는 합병되는 회사의 지분을 스왑 해서 받고 기존 팀원들, 투자자들을 엑시스 시켜줬다. 매우 훌륭한 사례고 멋진 창업자라고 생각된다.


5. 상장

- 상장하는데 여러 목표가 있겠지만, 내가 아는 어떤 대표님은 차 떼고 포떼고 팀원들 부자 만들어주려고 했다고 한다. 상장하면 다른 건 몰라도 팀이 한 번에 여유로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해보고 싶긴 하다. 그리고 위에 서술한 방법들에 비해서 난도가 높을 수는 있어도, 공동의 목표지점으로 삼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기에 비저닝 관점에서 장점도 있다.

- 요즘 기업공개 시장이 너무 좋지 않아서 상장만을 기다렸던 많은 초기멤버들, 투자자들이 마음이 상한 것으로 안다. 강제로 존버하면서 상장만을 바라는 분위기에서 일하는 게 즐거울까.



 사실 팀원들에게 대기업에 비해서 절대 높지 않은 처우와 복지를 주면서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많지 않다. 회사를 만들다 보면 같이 일해주는 팀원들이 고마워서 눈물 날 때가 많고 이들 때문에 더 달리게 되는 것도 있다. 상호 신뢰를 돈으로라도 꼭 보답해 주고 싶은데, 위의 방법을 통해서만 스톡옵션을 실현화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나는 이왕 정책이 바뀔 거라면 이랬으면 좋겠다. (그냥 망상이다)


1. 비상장 플랫폼을 하나만 운영하고 KOTC와 통합

2. 등록 요건을 대폭 완화 - 벤처기업 인증받으면 등록 가능한 수준(이건 상장도 아닌데 - 매출조건 진부하다)

3. 상장시장과 차이점은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을 불가하게 하는 것. 무조건 구주 거래만 가능

4. 양도소득세 면제(왜 상장해야만 면제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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