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입

어른 시 3

by 신정애


< 예쁜 입 >


신발에 묻어 오는 바다 냄새

공원 벤치 아래

눈만 굴리던 나무 데크에게

계절이 오면서 데려온 작고 하얀 새 입.

말문이 트이자

새 입으로

새 입 자랑부터한다.


내 입은 인중이 길어서

예 뽀.


내 입은 코를 땡겨 올리며

예뽕



내 입은 흐. 흐 흐

예 쁘



음, 내 입은 층 층 층

예 쁘 당.


내 입은 화사하게

예뻐 욤.


내 입은 점잖게

예 쁘 지.


예쁜 입들이 전해주는

갈갈갈 갈갈갈

먼 바다에서 시작하는 바람 이야기


두 눈이 점점 동그래지는 이야기

돌고래. 인어공주.작은 섬. 커다란 배.

작년에 듣고 또 들어도 재미있는 이야기


누워서만 살아 꿈만 꾸던 이야기

예쁜 입들 떠나기 전에

낮새도록 밤새도록

갈갈갈 갈갈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