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터진 물건 64 궁금아리 23
아리가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가고 있는데
집 앞에 또아리를 튼 뱀 같은게 보였어요.
"으악! 뱀이다! 뱀이야!! "
아리 살려!! 호다다다닥!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 쳤어요.
잠깐, 한참 도망치다 뭔가 느낌이 이상했죠.
'왜 안 따라오지? 내가 잘 못 봤나?' 살글 살금 다가가 보았어요.
'어? 꼼짝도 안 하잖아. 죽었나?'
'아이-- 뭐야 뱀이 죽어서 말랐잖아. 속았네.'
그 때 반짝 생각이 떠올랐지요.
'그래! 엄마 아빠를 놀려줘야지. 큭큭큭.'
아리는 또아리 속에 들어가 앉아 크게 외쳤어요.
"뱀이닷!! 아아악!! 뱀이다!"
"여보, 아리 목소리야. 뱀이라고 하거 같은데?"
"뭐? 뱀 ? 뱀이라고? 혹시 물린 거 아니야? "
"아리가 위험해요!"
"아리야!! 아리야! ! " 엄마 아빠는 놀라서 뛰어 나왔어요.
"여보--아리, 뱀, 뱀 위에."
"으악!! 아리야, 뱀에게 물렸구나!"
엄마 아빠는 그만 정신을 잃고, 깨꼬닭!! 쓰러졌어요.
"하하하 엄마 아빠 바보! 놀랐지? 헤헤헤"
" 아니, 애가 멀쩡하잖아요. 어떻게 된 일이야?"
"이건 말라서 죽은 뱀이야. 움직이지도 않아. 하나도 안 무서워."
"뭐라고?" 엄마는 화가 난것 같아요.
"너 그렇게 어른을 놀리면 못써!" 아빠도 엄하게 말했어요.
"엄마 아빠가 재미있어 할 줄 알았는데-- 뿌잉."
엄마 아빠는 어이가 없었지만 뱀이 아니라니 안심이 되었지요.
"여보 그런데 이게 뭘까?"
아빠가 또아리 튼 물건을 콕콕 쪼아 보았어요.
"이건 진짜 뱀이 아니네. 또아리를 틀고 있어서 속았어."
"도대체 뭘까요 여보?" 엄마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나도 처음 보는 거라서. 흠 ---?" 아리네 식구들은 궁금증이 커져갔어요.
"철사 같기는 한데 왜 또아리를 틀고 있을까?" 아빠가 말할 때 가만히 보고 있던 아리가 갑자기 눈을 반짝이더니 손뼉을치며 말했어요.
"아, 알겠다. "
"뭔데? 뭔데? "
"엄마 아빠, 이걸 세워서 양쪽에서 잡아봐요."
" 왜 또 뭐 이상한 놀이 하려는 거야?"
" 어떻게 알았어요? 헷, 꽉 잡아요!!"
엄마 아빠가 양쪽에서 잡자 아리가 호다다다 뛰어와 휙 - 으랏챠!
폴짝 뛰어서 가운데 동그란 구멍으로 쏙 빠져 나왔어요.
하지만 중심을 못잡아 넘어지고 말았죠.
꽈당 캑! 삐약! ㅎㅎㅎ
"조심 조심 !" 엄마가 외쳤어요.
"재미있어요." 넘어져도 아리는 신났어요.
"엄마 아빠도 해봐요."
"야, 안 할래, 해보나 마나 구멍에 걸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엄마는 통과할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못이긴척 달렸어요.
"털거덕- 캑" 끼이고 말았어요.
"걸렸네 걸렸어. 하하하하 아이고 웃겨."
"당신도, 해봐요." '나만 창피 당 할 수는 없지. 흥.' 속상한 엄마가 아빠도 억지로 시켰어요.
"내가 걸리는 거 보고 웃으려고 그러는거지?"
말했지만 속으로 그래도 나는 통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역시나 덜커덩 머리에 걸리고 말았어요.
“어린이용을 ㅋㅋㅋㅋㅋ.”
하하하하 엄마는 배꼽을 잡고 웃었어요.
“가만 가만 -.“
엄마가 갑자기 생각이 난듯 말했어요.
"이건 엉덩이가 땅에 닿지 않게 해주는 방석이야. 엉덩이가 아프거나 알을 품을 때 쓰는 방석."
"오 그럴싸한 생각이야. 각자 하나씩 차지 하고 앉아 봅시다." 아빠가 말하며 먼저 앉았죠.
"어머, 어머 우리 주변에 동그라미가 생기니까 물방울 같기도한게 근사해요."
" 이거 각자 자리기 있으니 좋은데?"
서로를 둘러보며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건 좀 특별한 훌라푸프 아닐까?" 운동 좋아하는 아빠가 말했죠.
"허리에 꽉 끼는데요?" 엄마가 낑낑 대며 말했어요.
"목으로 돌리는 훌라후프 몰라? " 아빠는 목에 걸고 돌리기 시작했죠.
아리는 애를 써도 한번도 못 돌리고 떨어지네요.
"아리야 너 훌라후프 못 돌리는구나! 하하하 "
"칫 뭐야 엄마 아빠 자기들 잘 돌린다고 놀리기 없기!"
"훌라후프 돌리는 걸 보니 생각 났어. 이건 목걸이야.
아프리카 부족들이 했던 목 장식 목걸이 같애 텔레비전에서 본적이 있어."
엄마가 확실하다는 듯 말했죠.
" 다들 목에 걸어봐." 엄마가 먼저 걸었어요.
" 오-멋진데." 아빠가 목을 빼며 말했어요.
아리는 쏙 빠져서 머리에 얹어야 해요 힝-
"어쩐지 왕족이 된것 같아요." 하하하 호호호."
"아니야, 엄마 아빠. 이걸 땅에 내려 놔봐요." 아리가 말했죠.
"이건 징검다리에요.이렇게 뛰어서 건너는 거에요."
"오 재미있겠다. 많이 갖다 놓고 징검다리 잡기 놀이를 하면 되겠다."
아빠가 더 좋아하네요.
"동그라미 속으로만 건너 뛸수 있어." 신난 아리가 폴짝 뛰었어요.
"징검다리 잡기 놀이 시작! 아리가 술래." 엄마가 얼른 말하고 도망쳤어요.
"치사해! 어른들이 양보도 안학고 자기들 끼리 먼저 도망가고 뭐야! "
폴짝, 폴짝 엄마도 아빠도 신나서 또아리를 건너 갑니다.
다다다다 포다닥 아리가 잡으러 따라갑니다.
징검다리 잡기 놀이를 하다 보니 땀이 뻘뻘 났어요.
또아리 간격을 더 멀리 두고 2차전 까지 했거든요.
이렇게 재미있는 물건을 뱀인 줄 알고 겁먹었네!
잘 모르는 물건을 만나면 너무 겁내지 말고 그냥 생각하는대로 써 보는 거죠.
후라후프도 되었다가
방석이 되었다가
놀이기구가 되었다가
목걸이도 되었다가
징검다리 놀이터도 되었다가.
또아리를 튼 뱀인줄 알았던 이 물건.
늘 종이만 물고 있다가 자신이 온갖 것으로 다 변신 할 수 있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아리야 고마워.
또 놀러와줘. 또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