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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믿 Mar 13. 2024

그대들은 왜 여행을 떠나고 싶은가

저는 이렇습니다

최근 여행이 자꾸만 그립다. 주말에는 집에만 박혀 있던 내가 왜 그럴까. 드디어 방 안에 질려버린 걸까. 액정 안에 갇혀 있는 데이터, 그 밖을 보고 싶어진 걸까.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다. 인간은 변화에 주목한다고. 그렇다면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 지금, 나는 변화를 바라고 있구나.


변화를 바라는 건 알겠다. 알겠지만 굳이 왜 ‘여행’인가. 변화는 여행이 아니면 불가능한 걸까. 들여다보니 ‘여행’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여행이란 뭘까.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여행의 뜻


뭔가 마음에 안 든다. 여행에서 오는 설렘. 그 설렘은 나의 고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매일 오가는 같은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만 들어서도 그 설렘을 느낄 수 있다. 못 보던 꽃을 보았을 때,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를 보았을 때, 아스팔트를 뚫고 피어난 가지를 보았을 때 설렘을 느낀다. 굳이 다른 고장이 아니어도 된다.


나만의 뜻이 필요하다. 고민 끝에 ‘비일상’으로 정의했다. 여행의 본질은 ‘비일상’이라고. 순간 후련해졌지만, 이내 또 의문이 찾아왔다. 일상은 뭐지?


사소한 여행을 기록하기 위해, ‘비일상’이라는 용어를 쓰려고 보니 도리어 ‘일상’의 의미가 묘연해졌다. 일상은 뭐지. 네이버 사전을 킨다.


일상의 뜻


반복되는 생활이라. 일어나고 일하고, 먹고, 놀고, 다시 잔다. 이렇게 표현하면 반복일 수 있지만, 들여다보면 미묘하게 다르다. 매일 똑같은 굴레를 헤매고 있지 않다. 비슷한 듯하지만 모두 다르다. 마치 손주름처럼.


모호하다. 참으로 모호하다. 이런 식으로 깊게 파고들면 내게 일상이란 존재하지 않고, 곧이어 비일상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어느 수준의 반복까지 일상이라 불러야 할까.


나만의 정의가 필요한 순간이다. 이 매거진의 이름을 톺아보자. ‘일상에 머리 들이밀기’.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발전시켜 기록하기 위한 공간이다. 생각…. 문득 떠오르는 생각! 이게 핵심이다. 내가 발품을 팔지 않아도 자연스레 찾아오는 생각들. 수동적이다. 그 반대는? 능동이다.


새로운 매거진을 만들었다. 그 이름은 ‘비일상 찾아 나서기’. 여행의 기록을 위한 공간이다. 여행은 비일상이고, 비일상은 능동적으로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공간의 제한은 없다. 내 방에서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선다면, 그건 비일상이고 여행이다.


이제 원래의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다. 왜 변화를 위해 ‘여행’을 선택했나. 나는, 능동적인 변화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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