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쓴다고 써지나
한창 글을 쓰다가 안 쓰고, 한창 쓰다가 또 안 쓰고. 패턴이 반복된다. 머리로는 꾸준하게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몸은 전혀 따르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쓰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든다. 글이라는 걸 잊어갈 즈음, 글이 고파진다.
왜 그럴까. 이 변덕은 뭘까. 글은 어디에서 오는가. 고민 끝에 나름의 답을 한 문장으로 다듬었다.
글은 여유와 은근한 결핍에서 온다.
여유는 뭐고, 결핍은 무엇일까. 여유는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같은 10분이라도 누군가는 알차게 사용하고, 누군가는 한숨과 함께 날려 버린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본인이 여유롭다고 느끼면 그건 여유다. 결핍은 욕망에서 온다. 현실과 이상. 그 간극이 결핍이다.
글을 쓰지 않았을 때는 항상 이 두 가지, 결핍과 여유가 충족되지 않았다. 스스로가 여유롭다 느끼지 못하거나, 현실에 안주하거나. 아니면 둘 다이거나. 반대로 말하면 글을 쓰는 지금은 여유로우면서, 결핍도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써놓고 보니 글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거의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