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2024년 달성 예상 빗나간 이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지원하는 대선 정책 싱크탱크 ‘성장과통합’이 △3% 잠재성장률 △4대 수출강국 △1인당 국민소득(GNI) 5만 달러 등을 목표로 ‘3·4·5 성장 전략’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11년째 3만 달러 수준에 갇혀 있는 1인당 GNI를 5만 달러 선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조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 에너지 공급망 혁신, 첨단산업 전략 육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의 구상대로 매년 3%씩 성장하면 10년 뒤인 2035년에 1인당 GNI 5만 달러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은행 등이 예상하고 있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5% 수준으로 이 예비후보가 제시한 잠재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기준인 1인당 GNI 3만 달러를 달성한 시점은 2014년(당초 2017년에서 한국은행이 수정)이다. 6·25 전쟁 직후인 1953년 67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GNI는 1977년 1000달러, 1995년 1만 달러, 2006년 2만 달러, 2014년 3만 달러 등을 연이어 돌파해왔다. 그러나 2024년 1인당 GNI는 3만 6624달러에 그치고 말았다.
우리나라가 1인당 GNI 3만 달러를 넘어선 직후인 2015년 1월 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5만 달러 국가의 조건’이란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잠재성장률 시나리오별 1인당 GNI 전망을 통해 5만 달러 달성 시점을 2024년으로 예측했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2030년엔 5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지만, 결과는 4만 달러도 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의 예측을 보면 기준 시나리오(2024년 5만 달러 달성)에선 2015년 잠재성장률 수준인 3% 중반을 유지하면 2021년 4만 달러, 2024년 5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또 비관적 시나리오(잠재성장률 2% 중반 가정)에선 2024년 4만 달러, 2030년 5만 달러를 예상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잠재성장률 4% 중반 가정)에선 2019년 4만 달러, 2021년 5만 달러 등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준·비관·낙관 시나리오 모두 어긋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나타났다.
2014년 3.3%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은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2.9%로 떨어졌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엔 2.2%로 하락했다. 2024년엔 2.0%까지 추락하며 올해는 1%대로 하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2014~2024년 평균 잠재성장률은 2%중반대로 현대경제연구원이 예측한 비관적 시나리오에 해당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도 2024년엔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을 예상했지만, 현실에선 달성하지 못한 원인은 원·달러 환율이 지목된다. 원·달러 환율은 2014년 평균 1050원 수준에서 2024년(연 평균 1363원)엔 1480원대까지 치솟아 10년새 40% 가량 상승했다. 2014년 제로 금리 수준이던 미국 기준금리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2024년 5%까지 오른 반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024년 3%대로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등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우리나라가 1인당 GNI 3만 달러를 돌파한 2014년 연 평균 원·달러 환율인 1050원 수준을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2024년 우리나라 1인당 GNI는 3만 6624달러가 아닌 4만 8000달러 수준에 이른다.
결국 이재명 전 대표가 목표로 제시한 GNI 5만 달러는 잠재성장률 기준이면 10년 뒤에도 달성하기 힘들수도 있고, 원달러 환율만 우호적으로 변한다면 2~3년 안에도 이뤄질 수 있는 유동적인 것이다. 큰 의미도 달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도 어려운 목표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