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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결과는 '어대명'일까

갑작스러운 한덕수 대망론

by 쭝이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월 4일 파면되면서 조기대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6월 3일 대선일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경선은 치르겠지만 이재명 전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반면 국민의 힘은 누가 후보가 될지 오리무중이다. 당초 4강으로 거론하던 김문수, 홍준표, 오세훈, 한동훈 등 4명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더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국민의힘 내부에서부터 '한덕수 대망론' 거세게 불고 있다.

사실 탄핵 정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건 총리, 박근혜 전 대통령은 황교안 총리 등 권한대행들이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은 늘 있던 일이다.

하지만 한덕수 총리는 1949년생으로 나이도 많고 정치 경험도 없는 데다, 지지층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소 뜬금없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한덕수 총리는 나이에 비해 노안(?)이라 실제 나이보다 더 고령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46년생으로 한 총리보다 3살이 많지만, 한 총리가 더 위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고령의 나이 탓(?)에 한 총리는 3년 가까이 총리직에 있으면서도, 한 번도 대권주자로 분류되거나 부상한 적이 없는 인물이다.

현재 한 총리가 대권주자로 부상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힘 내에서 가장 큰 세력인 '친윤'이 그를 밀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이 많다. 또 국민의힘 대선 후보군 중에서 특별히 지지율이 높거나 중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승리 카드가 없다는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김문수 장관은 보수 성향이 너무 강하다 보니 중도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고, 국민의힘 후보로 나가면 이재명 전 대표를 이길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 총리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이는 정권을 잃고 싶지 않고 이재명만은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유권자들에겐 '희망'을 주는 선택지가 된 것도 같다.

다른 측면에선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의 출마 명분이 설득력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결과가 좋건 싫건 간에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로 갈 것인가 하는 방향성은 상당히 뚜렷하다. 그가 그동안 주장해 온 많은 주장과 공약들이 당선 후 5년을 예상할 수 있게 하고, 190석에 달하는 거대 여당을 거느린 강력한 대통령으로서 원하는 모든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설령 당선이 되더라도 22대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끝나기까지 5년 임기 중 3년간은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임기 시작부터 '내란 세력'이라는 거대 야당의 프레임에 지속적인 공격을 당할 것이고, 총리나 장관을 제대로 지명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또 윤석열 시즌2로 거부권 행사와 탄핵 등으로 서로 극렬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정치적 꿈이나 비전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국민의 힘에서 차기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그 대통령의 임무는 '개헌'과 7공화국 출범을 위한 국민적 통합이나 국민투표 등이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7공화국 출범을 위한 마중물 역할 정도가 국민의힘 차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선 원래부터 정치적 야망이나 대권 의사가 없던 한덕수 총리가 그 역할을 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인식할 수 있다.

만약 한덕수 총리가 대권 출마 명분으로 비상계엄으로 불거진 대통령제의 문제점들을 바로잡기 위한 개헌을 이루는 것으로 당선의 명분으로 삼는다면 어떨까. 임기도 3년으로 단축하고 3년 안에 그 문제만 해결하는 것을 대통령으로서의 목표로 삼고, 트럼프 대통령 시기 통상 문제 해결 등 외치에 집중하겠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이재명 전 대표의 당선을 원하지 않고, 개헌 등을 바라는 중도층의 표심을 일부 끌어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이 모든 가정은 한덕수 총리가 제대로 된 지지율을 얻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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