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만 바뀌면 코스피 5000 갈까
최근 주변에서 조기 대선 국면이라 그런지 대화 주제가 정치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 사람들은 "이재명이 대통령 될 가능성이 90% 이상"이란 말들도 자주 한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왜곡된 자본시장을 바로 잡아 선진국 형으로 바뀔 거란 기대도 나온다.
개인적 생각은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대통령 1명이 나라를 바꾸기엔 너무 거대한 선진국이라서다.
우리나라 주가를 얘기할 때 '코리아디스카운트' 얘기를 한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핵심은 남북 분단과 휴전으로 인한 대치 상황이다.
민주당 정권에선 북한과의 평화 확립과 종전 선언 등이 이뤄지면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주주자본주의, 대주주에 유리한 상법 등을 개정하면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결될 것이라고도 한다.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개인적 생각은 그 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
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이다. 성장하는 기업은 높은 밸류를 받고 주가가 고공행진을 한다.
안보 위험을 얘기한다면 우리보다 안보가 더 위험할 수도 있는 대만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대만은 중국의 침공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고, 실제 침공이 이뤄지면 점령은 시간문제인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 2514억 달러,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1조 6808억 달러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한 대만 증시 시가총액이 우리나라보다 34%가량 더 큰 것이다.
대만의 자본시장이 한국의 자본시장보다 더 투명하다고 할 수도 없고, 대만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돼 있는 것도 아니다.
대만의 대표 기업인 TSMC의 시가총액은 1240조원 수준이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30조원으로 TSMC의 '4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TSMC는 파운드리 단일 사업을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계 10위 안에 드는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TV, 가전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도 시총은 TSMC가 삼성전자의 4배다.
결국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부여하는 것은 '공정성'이나 '투명성'보다는 '성장성'이다. 얼마나 많은 돈을 앞으로도 계속 벌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코스피200 기업들의 리스트를 보면 10년 뒤, 20년 뒤에 현재보다 매출이 10배, 20배로 커질 기업은 거의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캐시카우형 기업들이고 젊은이들도 그런 기업이 가고 싶어한다. 연봉도 캐시카우형 기업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 직장인 연봉 TOP10 기업을 보면 이들 기업 중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은 내가 보기엔 하나도 없다. 굳이 꼽자면 기아 1곳 정도지만, 기아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이나 자동차 기업이 될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나머지 회사들은 국내에서 수익을 얻는 금융사이거나 통신사, 석유회사 등이다.
자영업자들은 경기가 안 좋으면 정부와 대통령 탓을 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나라이다 보니 경기가 나쁘면 정권이 바뀔 가능성도 높다.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1인당 25만원이나 지역화폐 정책이 이들 자영업자에겐 좋은 당근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막대한 세금이 대부분 현금성 복지, 1회성 지출 중심으로 쓰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기업이 성장해야 그 성장의 과실을 국민이 함께 나누고, 주식 투자 등으로 더 큰 부를 얻을 수 있는 선순환이 될 텐데.
정권이 바뀌고 소위 말하는 '투명성',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법 등 법이 모두 바뀐 뒤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올까.
과연 대주주를 견제하고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인다고 주가, 즉 기업의 가격이 오를 것인가.
개인적으론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