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옛날은 강과 바다가 고속도로였습니다." 답사를 하면서 열강 중인 교수님의 말씀을 새겨들으며 뜻을 생각하느라 다음 말씀을 듣지 못했다. 그 말의 뜻을 혼자 이해하고 나서 다음 내용에 귀 기울였다.
소금 생산과 유통의 거점이 되었던 선유도의 옛 지명이 군산도였다. 지금의 군산이 지명을 사용하게 되면서 옛 고(古)를 써서 고군산이 되었다.
군산(群山)은 산이 무리 지어 있다는 의미란다. 지금의 군산은 그런 형태를 찾기 어려운데 고군산군도가 군산 지명의 고향이기 때문이란다. 옛 문헌이나 옛 지도에는 고군산군도가 군산도로 나오며 선유도, 신시도 등 63개의 섬이 무리 지어 있는 곳이다.
하얀 금으로 불렸다는 소금이 우리 생활에 필수품이었으니 생산지는 물류유통의 거점이 되었고 전국 곳곳에서 소금과 생필품을 물물교환하러 몰렸고 자연스럽게 항구는 번성했단다. 선유도에서 망주봉을 바라보고 서있다. 마치 진안 마이산의 산봉우리가 겹쳐 보이는 바위산이다.
"이 산자락에 900년 전 송나라 사신단이 고려를 방문하였을 때 김부식 주관으로 국가 차원의 영접 행사가 새만금 심장부 군산도 군산정에서 열렸습니다.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 망주봉 주변에는 왕의 임시 거쳐인 숭산행궁을 중심으로 사신을 영접하던 군산정, 바다 신에게 제사를 드리던 오룡묘, 불교 사원인 자복사, 관아인 객관, 송악산 신을 모신 숭산 별묘 등의 건물이 많았습니다. 옛 지도와 문헌에 등장하는 군산도 왕릉과 숭산행궁은 새만금이 국가에서 직접 관할하던 해양 거점이었음을 뒷받침합니다."는 설명에 망주봉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소금이 상거래의 중심이던 시절에 선유도에는 많은 물자를 실은 배들이 정박하며 물건을 사고팔았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수군기지와 유배지로서 위상이 추락하였지만 조운선, 운반선 등 해양교통의 기항지로서 역할은 계속되었단다.
아름다운 섬. 처음 선외기를 타고 찾아왔던 선유도. 주변 섬보다 넓고 신선이 놀다간다는 전설과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곳으로만 알고 있었던 곳이 해양 거점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이제는 연륙교가 놓이면서 쉽게 다녀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그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섬여행의 신비감은 줄었으리라.
무더위가 시작되는 날이라 걸어서 답사를 하지는 못해 아쉬웠다. 근대문화유적 도시로 많이 알려진 군산에 이런 숨은 역사유적지가 있음을 알게 된 보람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