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온도

에피소드 2 : 소개팅(1)

by 구기리

직장인의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바쁘다. 아무리 자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곤욕스럽우며, 출근길에 맞이하는 그날의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느낄 시간조차 없이 바삐 움직이니깐. 심지어 매일 다니던 길에 조그마한 변화조차 알아챌 수 없을 만큼 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을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직장인이다.


지하철에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간신히 충전된 에너지조차 금세 방전돼버리고 회사로 입성하는 우리들. 그럼에도 직장은 내 생명이다라는 신념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우리들이다.

“북극곰. 오늘 프로젝트는 오전 11시까지 완료해서 검토받아” 부장의 말에 갑자기 가슴이 송연해진다.

프로젝트를 검토를 받기 위해서 분명히 오전은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이 끝나면 반드시 수정의 과정을 걸쳐야 할 것이며 그리고 이미 추진하고 있는 다른 업무를 해야 할 것이다.


점심 이후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생명을 연장하듯 오늘 하루도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하며 업무를 처리해가고 있다. 오늘은 빨리 퇴근해서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으로 이미 머릿속은 퇴근생각으로 가득 찼다.


갑자기 컴퓨터 메신저에 울리는 친구의 메신저 알림.

그 내용을 안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만 같았다. 분명 소개받은 여자에게 연락을 했냐는 메신저일 것이다.

소개받은 날 분명 연락을 했어야 했지만 하지 못했다. 못한 이유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에 콕 집어 이야기하자면 어떻게 문자를 보내야 할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도저히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3일째 미루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행인 건 3일이 되는 오늘. 업무의 마감일처럼 오늘은 꼭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문자를 보내야겠다고 다짐을 했으니깐. 그것이 상대와 친구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으니깐. 그러나 이렇게 친구에게 직접적으로 연락 온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이 계기로 일도 손에 안 잡히기 시작했다, 나라는 사람은 멀티능력이 다소 부족함으로 그래서 업무대신 문자를 뭐라 보낼지에 대해 고민을 하며 퇴근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긴장감과 설렘 그 경계선에서 문자를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 담아 보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받은 북극곰이에요. 연락을 빨리 드렸어야 했는데 늦어서 미안해요.”

어떤 답변이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의 온도가 조금은 치솟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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