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벚꽃

그리고 봄아낙과 잎새주

by 본드형

구례에서 보는 세 번째 밤벚꽃이

여전히 근사하다.


화개장터 벚꽃길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황토방 옆 커다란 벚꽃나무에

은은한 달빛 비추니

세상 시름 다 잊은 어느 시인이 된다.




낮에 아내는 쑥과 달래를 캤다.

수줍은 봄처녀 대신

욕심 많은 봄아낙이라 놀려 줬더니

눈부신 웃음으로 화답했다.


쑥과 달래로 전을 부쳐

잎새주로 소박한 술상을 차렸다.

한 잔 두 잔 들어갈 때마다

절로 노래가 나왔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알뜰하다'는

살림을 잘한다는 의미로만 알았는데

상대를 아끼고 위하는 마음이 참되고 지극하다

멋진 뜻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