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가장 듣고 싶은, 그러나 가장 듣기 어려운 소리가 '멋지다'는 말이 아닐까?
꼰대란 소리 안 들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며 살아가는 대부분의 중년 남성들에게 멋지다는 말은 칭찬을 너머 거의 황송한 찬사에 가까운 표현일 게다.
내가 아는 최고 멋진 남자는 역시 제임스 본드다.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영화 속 캐릭터라서 그렇지, 배울 점이 참 많은 인물이다.
그의 가장 큰 멋짐은 영국식 특유의 위트다. 특히 생사가 오가는 위기 속에서도 불안한 모습 대신 툭~ 던지는 농담 한마디가 참 매력적이다.
위트는 단순히 상대방을 웃기는 유머와는 다르다고 하는데, 오래전 적어 둔 위트에 대한 누군가의 정의는 이렇다.
위트란
여유와 지력, 자신감을 모두 갖췄을 때만 구사할 수 있는 최고 난이도의 '인격'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아는 것이 없으면
어깨가 움츠러들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돈으로도 살 수 없지만
갖추기만 한다면 보석처럼 그 자체로 반짝일 것이니
위트는 매우 럭셔리한 자산이 된다.
맞다.
명품 하나 걸치지 않아도
그의 말과 행동에서 멋스러움이 배어 나오는 남자.
나도 그런 '인격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