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후 양치를 하는데
소변기에 파리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전에 들은 적이 있는데
남자들이 소변을 볼 때 조준(?)하게 만들어
변기 밖으로 튀는 걸 80%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있단다.
'옆구리를 슬쩍 찌르듯' 강요하지 않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nudge)'효과의 대표적 사례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공항의 남자화장실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함
예전 절친들 모임에서
나왔던 얘기가 갑자기 떠올랐다.
"나 요즘 자다가 깨서 화장실 가면
앉아서 소변본다"
한 친구의 말에
"그럼 아직도 서서 봤다는 거야?"
"너 참 용감하게 산다!"
다른 친구들 반응이 놀라웠다.
'나만 용감하게 사나...'
혼자 눈치 없는 중년 남편으로 몰릴 때쯤
처음 화두를 던진 친구가 말했다.
"앉아서 봐야
잠 안 깨고 볼 수 있어..."
튀는 문제가 아니라
잠 건강의 팁이었다.
그런데 왜 '파리'였을까?
모기, 거미, 바퀴, 지네 등등 많은데...
일단 주의를 끌려면
처음엔 실물처럼 보여야 할 테니
그곳에 있을법한 흔한 곤충이야 하겠고
보자마자 잡기 위해
집중력이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가장 만만한 것이 아마도 파리였으리라
만약 내가 그 디자인을 맡았다면
어떤 그림을 그려 넣었을까?
"막 불붙은 성냥,
그 옆에 다이너마이트 한 다발."
사람은 생사가 걸리면
집중력 최고이니까...
화장실은 남자에게 참 훌륭한 배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