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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Jul 10. 2022

시인을 꿈꿨던 수학자

수학도 아름다울 수 있다

시를 쓰는 삶을 살고 싶었다


수학계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는

어릴 때 시인을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타고난 글쓰기 실력으론 어림도 없어

현실적으로 적당히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과학을 전공하였고, 우연히 수학에 '매력'을 느껴

수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소설가를 꿈꾸다 공대에 들어가

지금은 마케터가 되어버린 나와 왠지 닮은 구석이 있다.


내게도 수학이 매력적인 때가 있었을까...




정석.

수학은 '정해진 방식'을 따르는 학문이다.

전 세계 누구나 동일한 규칙을 따르는 공통의 언어다.


그래서, 나름 문과적 감성이 풍부했던 내게는

상상력과 개성을 일도 발휘할 수 없는 지루한 과목이자

비인간적 세상일 뿐이었다. 


하지만 수학이 재밌었던 기억이 하나 있다.


"1부터 100까지 더하면 얼마지?"


라는 문제를 풀 때였는데

하나하나 백번을 더하는 게 아니라

한 번의 곱셈과 나눗셈으로 금방 답이 나오거다.


1+2+3+.....+98+99+100 =?

라는 문제는 반대로 나열해도 답(?)은 같으므로

100+99+98+.....+3+2+1 =?


위아래  열들을 합하면

101+101+101..... 101+101+101 =?+?

결국 답은

101 × 100÷2 = 5,050 (와우!)


지금이야 컴퓨터로 바로 계산되지만,

제한된 시간 내 최대한 많은 문제를 혼자서 풀어내야

좋은 대학에 가는 입시생 시절이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그때,

보물이 숨겨진 지름길을 알려준 듯 

이런 공식을 만들어준 수학자가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매 시험마다 수학은 나를 괴롭혔고

수학자는 병 주고 약 주는 고약한 의사와 같았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

'파이(원주율) 송'이 나온다.


3.414.....로 끝없이 이어지는 숫자에 음을 붙여

피아노로 치는 장면인데


탈북한 천재 수학자인 최민식(이학성 역)이

수학도 시나 음악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

최고의 씬이다.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그 수학자의 가르침을 듣고 또 배웠다.


인생의 가설은

무엇이 되었느냐보다

어떻게 살았느냐로 증명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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