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본드형 Mar 21. 2023

이제는 벗어야 할 때다

마스크

하의 실종


올 F/W 시즌엔 '노팬츠 룩'이 유행할 거란 뉴스를 봤다.


패션은 돌고 돈다는데,


예전에 유행했었던 '하의 실종'이

짧은 팬츠를 긴 셔츠로 가려 안 입은 것처럼 보인 거라면

이번엔 아예 과감하게 속옷 모양의 팬츠를 입는 거란다.


코로나 유행으로 억눌렸던 욕구가 폭발한 영향이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옷감을 아끼려는 패션브랜드들의

작당이지 않을까 싶다.


뉴스에 난 사진들을 보고

"남사스럽다"라고 할 법도 한데 어딘가 익숙하다.


사실, 우리 가족은 집에서 늘 팬티바람으로 산다.

아내와 둘만 있을 땐 그래도 덜했는데

노출을 좋아하는 아들이 군대 갔다 전역해 집에 돌아오니

모두가 다시 예전처럼 벗고 산다.


그래서 편하다.


그러고 보니

깔끔하던 옷방이 점점 Mess가 되고 있다.


아들이 새로 사들이는 옷들이 늘어나고

아내와 내 옷까지 입고선 절대 제자리에 두지 않아서다.

누굴 닮아서 그럴까... 하다가도

패션에 진심인 젊은 청춘이 하나 들어오니

집안이 더 활기차게 느껴진다.


봄 아닌가!




어제부터 대중교통 이용할 때도 '노 마스크'라 했는데

출근하면서 보니 여전히 벗는 사람이 거의 없다.


어느새 마스크가 "얼굴에 입는 속옷"이 된

그래서 벗는다는 게 이젠 창피해진 건 아닐까

나라도 먼저 용기를 내어 한번 벗어볼까


눈치는데...


전철 안 저 멀리 이십대로 보이는 한 친구가

마스크를 벗고 당당히 서 있다.


살짝 보이는 그녀의 하얀 이가

참 아름다워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아직 트롯이 좋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