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

빨래 건조대

by 본드형
볕이 너무 좋아


소파에 누워

낮잠이 올랑말랑 하고 있는데...


아내가 빨래 한 움큼을 들고 베란다로 가더니

빨~간 건조대를 꺼내 와 설치해

하나씩 널기 시작한다.


철제라서 무겁고

다리 부분엔 녹도 슬어 흰 페인트로 땜질까지 한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이다.


남편 :
그게 아직도 있네
나 총각 때 쓰던 건데

아내 :
내가 아끼는 거야
요즘 나오는 건 이렇게 튼튼하지 않아


작년 이사 올 때 바꾼

최신 세탁기 겸 건조기도 있는데,


요즘 아파트 다 있는

천정에 붙은 편리한 건조대도 있건만,


저 낡고 불편한 녀석은


원룸에 살던 신혼 시절부터 아내의 총애를 얻어

몇 번의 이사에도 버려지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아직도...


오늘처럼 볕 좋은 날에

갓 목욕 한 아기 살처럼 뽀얀 빨래들을 걸치고

여전히 섹시한 붉은색 피부를 더욱 붉게 태닝 중이다.


건조대야

네 인생도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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