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본드형 Aug 02. 2024

휴가는 여행이 아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죽는 줄 알았다


친구 J가 단체톡을 날렸다.


혼자 짧은 휴가를 내

일본 북알프스(야리가다케)를 다녀왔는데

해발 3180M를 11시간 걸어 올라

멀리 후지산이 보이는 산장에서 1박 하는 코스였단다.


힘들어 죽는 줄 알았면서도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뿌듯함이 넘친다.


"나는 크로아티아 가족여행 다녀왔다"


친구 H도 이에 질세라

멋진 풍광의 드브로브니크를 배경으로

행복해 보이는 가족사진을 단체톡에 올린다.


"와 좋았겠다~"

"대단 하이!"


부럽다는 나의 멘트에

Y도 맞장구를 치긴 했지만


이제 여행도 무리하면 안 되는 나이라는 둥


젊었을 땐 먼 데 다니고

늙으면 가까운 데 다녀야 한다는 둥


늘 그랬듯...

점점 노쇠해지는 체력에 대한 신세 한탄으로

우리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다음 주 3일 간 여름휴가는 냈는데

가족여행 계획 없다.


아들은 여자 친구가 생겨 놀러 다니기 바쁘고

아내는 노견이 된 짱이를 두고

어디 갈 엄두를 못 낸다.


J가 보내온 후기를 보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슬슬 동하지만


어느새 여행이 필수가 되어 버린

휴가 경쟁에서 벗어나

집에서 '쉼(休)의 틈(假)'을 가

진정한 나 만의 시간을 가져볼까나...


부러우면 지는 거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두리안 체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