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병원을 운영하는 절친이 톡을 보내왔다. 내가 과거 CRM 컨설턴트였고 현재도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게 생각난 모양이다.
가장 단순하고 쉽게 답을 했다.
우수고객에게 더 집중하라는 게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관계 관리)
모든 고객은 왕이라는 게 CS(Customer Service or Satisfaction : 고객 서비스 또는 고객만족)
바로 스마일 이모티콘과 함께 고맙다는 톡이 날아왔다.
그러고 보니 헷갈릴 수 있겠다.
둘 다 회사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관리와 관련된 이슈로,CS가 만족도를 높이는 전술에 가깝다면
CRM은 충성도를 유지하자는 전략이란차이가 있을뿐이다.
지금은 너무나 흔해진 용어고
최근 '개인화 마케팅'이란온라인 고객 데이터 기반 실시간 알고리즘 맞춤 서비스에 밀려 잘 사용하진 않지만,
처음 온 손님을 만족시켜 단골고객 또는 평생회원 관계化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유통, 금융, 통신 등 서비스 업종에서는 CRM, CS 모두 여전히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경쟁력이다.
사적 관계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절친처럼 평생 가는 인연이 있고
새로 알게 된 지인 또는 한때 가깝다 멀어진 직장동료 같은사이도 있다.
CRM 측면에서 보면가족이나 절친은 우수고객이다. 즉, 지인이나 동료보다 더 충성도를 유지해야 하는 관계이다. 따라서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해할 거란 방심에서 오히려 소통과 관심에 소홀하기 쉽다.
그래서일까?
5월이 되면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부의 날 등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다. 평소에 전화 한번, 선물 한번 못한미안함에 단일 이벤트로 면죄부를 주는 시스템이다.
경조사도 그렇다. 절친 사이라 해도 친밀도에 따라 축의금이나 조의금 액수가 커지긴 하겠지만 일부러 찾아와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진심 어린 정성과 수고를 요즘 기대하긴 어렵다. (코로나란 훌륭한 면피도생겼다)
장사를 할 때,일 년에한두 번 와서 엄청난 매상을 올려주는 뜨내기보다는자주 와서 작더라도 꾸준히 팔아주는단골손님이 결과적으로누적 매출과 이익이 더 큰 것처럼...
오랜 세월 喜怒哀樂의 정과 신뢰가 쌓인 관계를 '잡은 물고기'라고 여겨 먹이를 주지 않거나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챙긴다는 생각은 어리석고 위험하다.
관계란 강도보단 빈도다.
그러므로 가족이나 절친과의충성도를 유지하는 데는
여행 패키지나 비싼 선물 같은홈런 한방보다는 매주 전화나 톡으로 안부 묻고 평소 맛있는 거 먹을 때 기억했다 택배로 보내주는 사소한 번트나 단타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결국은 상대가 느끼는 정성과 관심의 '세기보다 주기가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럼 '지인과 직장동료'와는 어떻게 하냐고?
우수고객을 뺀 나머지는 CS 측면에서 보면 된다.
충성스러운 관계보다는 서로가 만족스러운 Win-Win 정도면 충분하다. 최소한 적이 되지 않을 정도의 친절함과 배려만 있으면 사회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최종 요점정리.
내 폰에 저장된 전체 연락처수보다는 오랜 기간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의 최근 기록들이 많았으면 한다. 물론 스팸은 제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