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본드형 Jun 08. 2021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글쎄다...

일산 호수공원 장미원을 주말에 또 찾았다.

너무나 강렬했던 고혹적 자태와 향기에 일주일 내내 취해 살다가 2주째 연속 방문이다. 


이번엔 좀 더 여유를 갖고 곳곳에 설치된 푯말까지 하나하나 살펴보았는데, 미소년 아도니스를 사랑했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의 슬픈 전설과 같은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장미 선물의 의미'란 푯말을 보고 살짝 눈살이 찌푸려졌다. 색깔별 꽃말이야 그렇다고 쳐도 몇 송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표현은 젊은 커플을 상대로 누군가 만든 유치한 상술이 분명해 보였다.


이런 식이다.

빨간 장미 한 송이 : 왜 이제야 내게 나타난 거야

44송이 :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119송이 : 나의 불타는 가슴에 물을 뿌려 주세요


'하긴, 사랑도 경제적인 게 중요하긴 하지...'

자조 섞인 씁쓸한 미소를 짓다 보니, 한창 사춘기였을 때 들었던 베트 미들러의 <The rose>란 노래가 떠올랐다. 그땐 영어로 된 가사는 모르겠고, 그냥 내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와 멜로디가 좋았었는데 다시 새겨들으니 참 철학적이다.


가사 3절에 이런 내용이 있다.


사랑이 운 좋거나
강한 사람만의 것이라 생각될 때

한겨울 지독하게 시린 저 눈 아래에도
봄이 되면 태양의 사랑을 머금고 피어날
장미의 씨앗이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트롯 노래도 있는 걸 보면

사랑역시 동서양이 다르지 않은가 보다.


The rose
Some say love,
it is a river that drowns the tender reed.
Some say love,
it is a razor that leaves your soul to bleed.
Some say love,
it is a hunger an endless aching need.
I say love,
it is a flower and you, it's only seed.
It's the heart afraid of breaking
that never learns to dance.
It's the dream afraid of waking
that never takes the chance.
It's the one who won't be taken
who cannot seem to give.
And the soul afraid of dying
that never learns to live.
When the night has been too lonely
and the road has been too long
and you think that love is
only for the lucky and the strong
Just remember
in the winter far beneath the bitter snows
lies the seed that with the sun'love
in the spring becomes the rose.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은 이른 계절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