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문제인 것은 아닐까?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상담을 연장해야 할 것 같아요."
살면서 행복했던 기억보단 불행했던 기억이 많고, 긍정의 정서보단 부정의 정서가 익숙한 나는 상담실의 단골손님이었다. wee클래스, 상담센터 여러 곳을 거치며 더 많은 문제들을 호소하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해나갔지만, 한 번도 상담을 '졸업'한 적은 없었다. 대학교에 가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몇 년 주기로 받던 상담이 매년 진행되었던 것은 꽤나 슬픈 일이었다.
나는 나아짐이 없는지. 늘 우울한 순간만을 살아오고 있는지. 내가 문제라면, 다른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감조차 오지 않아서.
어떤 날은 좋아서, 기뻐서 눈물이 났다가도. 어떤 날은 죽일 듯이 내가 미워서 두려움에 좌절하고. 적당한 삶을 향유하다가도 숨이 막히고. 오늘이 즐거웠어도 내일이 오기가 너무 두렵고. 내일이 아닌 그저, 어제, 어제에만 머무르는 내가 너무 두려워졌다.
'나만 이렇게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나만 이리도 삶이 버거운가.'
이런 나를 가장 우습게 만들었던 건, 내가 바로 '심리학과'에 진학했단 사실이었다.
심리학과에 진학한다면 모든 것이 나아질 줄 알았던 나의 오만. 그리고 좌절. 전공을 배울수록 와닿는 나의 정서적 어려움은 그렇게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나는 왜 전공자이면서, 심리를 배우며 내 마음 한 줄 적지 못하나. 왜 매년 나빠지기만 하는가.
'내가 문제인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