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화(프롤로그)

상담의 종결

by 유월

상담이 끝났다. 20회기가 넘어가던 상담. 주중에 틈을 내어 겨우 가던 상담. 상담이 끝나던 그날에 상담사분은 내게 꽃을 건네어주셨고.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들과 편지도 잊지 않고 챙겨주셨다. 그리고 그런 말을 덧붙이셨다.

"행복해지시면 좋겠어요. 상담도 계속 받으시면 좋겠고. 제가 항상 응원하고 있을게요."

나는 그때 무슨 말을 했지. 감사하다고 말한 것 같았는데. 아닌가 내 스스로 상태를 돌아봤던가.

상담을 종결함에도 나는 여전히 잠을 설쳤고. 잠에 쉽게 들지 못하고. 스스로를 원망했으며. 사람을 두려워하되, 사람을 사랑했고. 사랑을 바라건대, 사랑을 가질 수 없었다. 우울증이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면서, 우울증이 낫길 바라고 있었고. 매일 밤 자책하며 잠에 들어도, 다른 사람을 쉽게 미워할 수 없었다. 자기 강박에 시달려 매일 운동을 하면서도 스스로가 보기 싫었고. 내일이 오는 게 두려웠지만, 오늘은 버리기조차 무서워 고민하는 사람이었기에. 상담을 종결한다는 것은 어쩌면 나의 무쓸모를 증명하는 일과도 같았고. 나는 여전히 우스운 사람일 뿐이었다.

상담실을 나와, 꽃을 안아 들고. 나는 조금 슬펐지만. 이내 스스로에게 그런 말을 건네었다.

"이겨낼 수 있어."

조금도 와닿지 못할, 그 위로. 내게 보내는 마지막 상담이었고. 나는 여전히. 우습게도, 심리학을 배운다. 언젠가 나아질 그날을 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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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울의 기록을 남겨보고 싶단 생각으로 글을 이어왔습니다. 저는 아직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했고. 가끔 죽을 듯 괴롭고, 슬픈 날들이 많지만. 이 글을 쓰는 동안은 상담을 받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글은 가장 힘든 시기를 담은 글이었기에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날것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저 역시 힘을 얻었습니다.
이 기록은, 멈춰가기엔 아쉬워서. 회복하는 과정을 다음 주부터 다시 기록해나가려고 합니다. 그동안 저의 우울의 이야기를 함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