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손에는

가볍지 않은 마음을 올리고

by 유월

근로처에서 도시락을 얻어먹고. 눈치가 보여 주섬주섬 건넨 비타 오백 5병.
다들 '뭘 이런 걸 다. 여기도 많다.' 입꼬리 웃음 걸고 이야기하셨지만. 나는 안 드리곤 참을 수 없던 사람이라.
머쓱함에 글을 또 채워본다.

대학교 새내기 때, 나는 한참 통학을 하며 밥 먹는 것이 가장 고민이었다.
처음이야 햄버거 먹고, 토스트 먹는 게 즐거웠지만, 그게 오래갈 리가. 너무 밥을 먹고 싶어. 부끄럼도 참고 들어가 신중하게 골랐던 순두부찌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어서 그렇게 단골이 되었던 가게. 나중에는 더욱이 내 취향으로 만들어주시던 그 가게.
비 오던 그날 건네어주신 우산에 그 무거운 마음의 무게에 가벼이 빈손으로 갈 수 없어. 담담히 적어낸 감사의 말 한 줄, 가벼운 간식들을 채워 드렸던 그날. 그전까지도 충분히 가까웠음에도. 지금은 더 많이 가까워진 가게의 사장님이 생각이 난다. 지금도 가면 계란 프라이를 구워주시고, 반찬을 건네어주시며. '학생, 너무 예뻐요. 우리 아들 소개해 주고 싶어요.' 다정히 이야기하시는 사장님을 보면 내가 괜한 짓을 한 게 아니었구나 생각이 든다.

요즘은 세상이 참 차갑다. 가벼이 말을 건네고, 또 가벼운 인사말만 오가는 지금
그날 내 손에는 그저 가볍지 않은 마음들이 담겨있기를. 무거운 손이 비워지는 날이 없기를.
따스운 공기로 마음을 붉히는 그런 날. 더 따뜻한 온기를 기대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