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외침
이기적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지만, 가끔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하곤 한다. 말하지 않음이 얼마나 피곤하고 의미 없는 일인지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연인 사이 보고 싶단 말 하나 없이도 보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 달려와주면 좋겠고
유난히 지치고 힘든 날에 아무 말 없어도 괜찮냐고 안아주면 좋겠고
사랑한단 말없이 그저 내 눈빛으로 내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고
화난 감정이 사라지고, 민망한 이 마음을 헤아려 알아주면 좋겠다.
가족끼리 걱정된단 말없이 보낸 연락에 그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고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걱정되어서 쌀 하나 보내주면 좋겠고
뭐 먹고 싶은지 묻지 못해도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사다 두면 좋겠다.
이기적임을 알고 있어도 가끔은 내가 큰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말이 없어도, 말하지 않아도, 말로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인데. 내가 행동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 이어서일까. 내가 사랑이 많이 필요해서일까. 아니다. 아마 이도 저도 아니고. 말하고 나서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면 너무나도 비참하니까. 애써 꺼낸 말이 부끄러워도 넣을 수 없으니까. 행동은 감춰도, 말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니까. 말로는 날 걱정한대도 다 티가 나니까. 그래서 그럴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면 좋겠다. 나의 속상한 마음, 나의 보고 싶은 마음, 애달픈 마음, 나의 수많은 마음들을
그저 말없이, 행동으로. 내 침묵에, 고요한 대답을 보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