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을 본다면

오늘 글의 이유

by 유월

책을 읽는 사람을 찾기 힘든 요즘이라. 저도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한 번씩은 시선을 보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일까요?

책을 보는 사람이 반갑듯,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책을 보는 사람도 보기 힘든데, 하물며 글을 쓰는 사람을 찾는 건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작가를 꿈이라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운 지금이지만. 한때는 작가가 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 때도 분명 있었기에. 중학교 때 며칠 밤을 새워서 작성한 180페이지가 넘는 소설과, 대회를 나간다고 급하게 일주일 만에 써서 낸 소설책. 그리고 구상만 남은 것들. 중학교 때는 자랑스레 그 책들을 보여주곤 했는데. 요즘은 그러질 못했어요. 그게 부끄러웠다기보단 특이한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서랄까요. 가까운 사람에게 들었던 말 때문일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요. '문학소녀네', '갑자기 감성 타네?' 이런저런 말로 상처받기도 했어요. 글을 쓰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는데도. 저는 조금 부끄러워졌었거든요. 어느 순간 글은 그저 감성이 되어버리는 걸까 하는 걱정도 함께 했죠. 뭐 우울할 때 글을 썼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도 같지만... 그래서 그 덕에 한동안 내가 글을 쓰는 사람임을 잊고 살긴 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최근에 우연히 책과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생겼어요. 제가 쓴 소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죠. 한 번 기가 죽었던 지라 조심스럽게 펼쳐보았는데. 반응이 꽤 신기했던 것 같아요. 감성이나 그런 것이 아닌 그저 행위로 바라봐 주는 그 반응이. 나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이야기에 빠져들어준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제게는 새로움을 주었어요. '아, 글은 역시 멋지구나.', '온몸에 전율을 흐를 수 있게 하는 것이구나.' 나는 여전히 글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이 일을 평생 사랑하고 싶구나 그런 기쁨이 가득 차올랐던 것 같아요.


아직 완결 내지 못했던 소설이 생각이 났어요. 어떻게 써야 할지도, 내가 그 소설을 완결을 내고 싶다는 것도.

글을 쓰는 사람을 봐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글을 완성한 것도 그런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