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운 것들은 어디로 갔을까?

활활

by 들풀


폭싹 속았수다의 ost

황소윤의 활활을

참 많이 들었다.

초반 가사의
'허황된 꿈'

이 단어 하나만으로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나는 늘 바라는 바가 있었고,

때로는 없기도 했다.

꿈이 있기도 했고,

없어지기도 했었다.


바람이 자주 이뤄지면 좋겠다만

참 얄궂게도 바라는 바는,

쉽게 이뤄지지 못한다.

그래서 이내 꿈을 탓하기도 했다.

아 이건 허황된 것이었구나.
내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구나.
내가 잘못된 꿈을 꾼 거구나.


냉소적인 것처럼 나 자신을

질책해보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내면 속 어딘가의

지킴이가 나타난다.


말 그대로 바람인데,

허황된 게 어딨어?

잘못된 게 어딨어?


결과가 내가 원하던 결과가 아니라고 해서
허황된 것은 아니다. 없는 것은 아니다.
꿈을 위하여, 행복을 위하여
우리는 스스로를 활활 태운다.

앞이 보이지 않아 불안한

그 순간의 마음이

찰나의 순간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태운 나 자신은 어디로 간 걸까?
재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걸까?


재가 되었다.

재가 되어버린 나는 마구 흩날린다.


바람이 되고, 하늘이 되고, 땅이 되고, 나무를 키우고,

바다가 되고, 파도로 치고, 새가 되기도 한다.
나의 주변 모든 것들에 깃든다.


아프고, 괴로워서, 외로워서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소리가,

비명이 된다.

비명은 이 세상에 흩날려 내려앉는다.


때로는 흐르는 물소리로,
아침의 새소리로,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로,
눈을 밟는 발자국 소리로,
하나 쓸데없는 농담에 비집고 나오는 실소로.


모든 내 주변의 소리에 내려앉는다.


닿을 수 없는 무수한 것들이
때로는 우리를 외롭게 만들더라도,
내 고통이

한 줌의 재로 느껴지더라도,
그래도 우리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그 재를 먹고, 비명을 듣고,

끝내 두려움을 집어삼켜 더 크게 타오른다.


찬란하게

활활.




음악을 듣고 느낀점을

추상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시는 나에게 너무도 어려운,

신의 경지?와 같은 것이다.

시를 쓰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

시를 흉내내는 음악감상문을 적어본다.


예전에는 흉내내는 것,

어설픈 것은 멋이 없다고 생각했다.

(간지가 안난다고.)

그치만 ...이제 알 것 같다.


어설픔은 용기인 것을!


모든 순간은 꽃같은 선물.


이전 02화거슬리고, 미웁고, 싫고. 결국은 모두가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