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낫~둘 하면 우리 인사할게요.

친구. 그러면 예의 없는 거예요.

by 들풀

하고 싶은 것은 상황이 된다면

바로 하는 편이다.


야심 차게 직무를 바꿔(기획->마케팅)

이직한 회사에서

3개월 다니고 퇴사했다.

이전 회사에서 꽤 시달려서 그런지,

꾸역꾸역 참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퇴사사유는

기존경력 개발

이었지만,

나의 진짜 이유는

일이 아니라 정치를 하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한 달에 회식도 2번 정도 했는데, 일찍 간다고 하면 눈치를 준다,.. 아니.. 애기 기다린다고요.)


그렇게 퇴사 후

아이와 엄마와 함께 여행도 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은 집 근처의 유아직업체험 기관을

갔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곳이다.


나도 그곳을 좋아했는데, 입장하는 순간

꿈과 희망의 마을(크기가 크진 않아서. 마을이 맞다)

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다.

괜히 마음이 설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거 같아

즐겁다.


문득 이런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부러웠고, 재밌어 보였다.

바로 그 자리에서 알바몬 앱을 깔고

강사 알바에 지원하였다.

곧 면접 연락이 왔고, 합격을 하였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출근한 첫날 꽤나

당황했는데, 수업 대본이 없다!

기존 정규강사쌤의 수업을 두 번 정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도제방식이었다.


드디어. 나의 첫 수업.

난 깜짝 놀랐다.

.

나 잘하잖아?!!!!!

..

교사인 부모님의 피가 흐르긴 하는 건지

내 아이 또래의 아이들이라 그런 건지

멘트도 술술 나오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6개월의 시간을

선생님이란 호칭에 푹 빠져 보냈다.

정말 행복했던 순간은

체험한 것 중에 제일 재밌었다는 아이들의 말 한마디.

선생님이 제일 친절하다는 키가 나보다 컸던 사춘기 소녀.

커서 이 직업을 가질 거라고 하던 꼬맹이.


반면에 화가 난 순간도 있었는데

주로 예의 없는 아이들이었다.

어린아이면 이해하지만,

초등 고학년의 경우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


말꼬리 잡고 약 올리는 아이와

30초 정도 눈싸움을 하기도 했는데,

그 친구가 먼저 눈을 피하는 순간

아. 이겼다!!! 하고 쾌재를 부르기도 했다.


나는 컴플레인 걸릴까 걱정하는

정규쌤의 마음을 모른 체하며,

예의 없는 아이들에게는 꼭 그 행동을

짚어주었다.


나도 선생님인데!

알바이긴 하지만,

고작 30분짜리 체험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라도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일해보고 싶은 곳이다.


하낫~ 둘! 하면 우리 인사할게요!!!

(왜 셋은 안 하냐는 아이도 있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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