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와 열정 사이에 유머가 있다

장난꾸러기이지만, 꼭 또 그렇지도 않아요.

by 들풀

나는 장난을 좋아한다.

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게가

장난을 잘 받아주고, 역으로 나에게

되받아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서로 장난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신뢰와 애정도 키워간다.


나는 웬만한 것에는 푹 빠져 진지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고민과 후회는 두 가지 것으로 나뉠 수 있는데,

하나는 고민과 후회의 시간을 가지는 만큼 큰 의미와 깨달음으로 나에게 돌아오는 성격의 것.


다른 하나는 내 스트레스만 받지. 내 머리카락만 빠지지의 소모적이기만 한 성격의 것.


후자의 경우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생각하고 털어버리려 한다.

털기의 좋은 방법으로는 유머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꽤 민망한 일, 속상한 일도 유머의 문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순간 재미난 경험치로 쌓이게 된다.


얼마 전 마이유스라는 드라마를 보았는데,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멜로가체질과 결이 비슷하다.)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슬픔에 빠진 여자와 냉철한 남자가 대화를 하고 있다.

감정을 쏟아부어버린 여자는 휙 뒤돌아 자리를 뜬다.

보통 여기서 남자는 여자를 부르던가,

따라가 손목을 잡던가 하기 마련!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여자의 백팩을 잡는다.

가방을 잡힌 여자는 눈물을 닦으며, 가방을 그대로 벗어버리고 자리를 뜬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유머는 이런 장면이다.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모른 체하지 않는 것. 동굴로 들어가 홀로 울기보다는

나 콧물 난 거 보라고, 눈물이 코로 나오는 것 같다고

실없는 농담을 던져보는 것.

배가 고파 꼬르륵 소리가 나면

어색하게 모른척하기보다는

네? 지금 저한테 말 거신 거예요?

하고 상대의 배에게 말을 건네어보는 것.(실제로 얼마 전에 사용했다.(성공적) 이 코드는 웃음으로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구사해야 한다.)


이렇듯 나에게 유머란.

부담을 덜어낸 관심의 표현법.

내 에너지를 엄한데 쓰지 않도록 해주는

신경과민 제어장치.

상상력의 산물로, 자주 많이 웃게 해주는 도구.

아프고 힘든 상황에서는 진통제와 같은 것.

등으로 작용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시니컬하다. 냉소적이다.

라는 말도 꽤 많이 들었다.

주로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택했던

삶의 태도였다. 주변에 틈을 안 주고 밥도 혼자 먹곤 했다.

이러한 냉소는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

온마음과 열성을 다한 뒤 돌아본 곳은 폐허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체 성격이 그렇지 못한지라...

너무 심심했다.


지금의 나는

차갑고 뜨거움 사이에.

퍼렇고 붉은 것 사이에.

우는 것 웃는 것 사이에.

철벽과 다정함 사이에.

그렇게 낀 채로 애매~~ 하게

쓸데없이 웃으며 살고 있다.


그냥 좀 웃어요 들~~~~~~~~~~

하! 하! 하!











이전 04화너도 나도 긴장한 노동자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