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쉴 곳
내가 아이에게 되어주고 싶은 건 단 하나다.
정서적으로 기댈 수 있는 곳.
마음이 쉴 수 있는 곳.
나는 나를 지켜봐 주고 내버려 두는 부모님에게서
자랐다. 물질적인 것도 넘치진 않았지만
모자람 없이 받았다. 저녁시간 식탁에서는
하루의 있던 일들을 조잘조잘 말했다.
엄마는 해결책을 제시하였고, 아빠는 공감을 해주었다.
엄마가 된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부모님은 최선을 다하셨고 훌륭하셨고
지금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음을 부모님께 기대지는 못하였다.
큰딸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이것저것 징징거리고 투정 부리는
동생과 달리
나는 특별한 것을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았다.
깊숙한 나의 상태와 고민, 슬픔은 나 혼자 눌렀다.
30이 넘고 나서야
이제 솔직한 나의 마음을 털어놓게 되었다.
남들은 철이 든다는데.. 나는 퇴화인가?!
엄마가 되어보니 알게 되었다.
딸이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없다고..
기꺼이 들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일찌감치 편안한 엄마가 되고 싶다.
믿을 곳이 있는 사람은 무언가 다르다.
비빌언덕이 자기 자신이 된다면 최고로 좋겠지만,
그건 삶의 경험이 쌓여야 가능한 것이다.
학창 시절 엄마가 선물해 준 책이 있다.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라는 책인데,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 작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은 정말 좋게 읽었다.
엄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운동회날 군중 속 가려져 딸에게 보이지 않는 엄마는
딸 위녕을 목이 나가게 응원했다.
모든 부모는 그렇다.
언제나, 어디서나, 어떻게라도
자식을 응원한다. 생각한다.
내 욕심이 있다면,
우리 아이가 그걸 좀 빨리 알아줬으면 하는 것.
느껴줬으면 하는 것.
엄마가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네가 정도의 삶을 살든,
조금 삐쭉 튀어나온 삶을 살든
그런 거 하나도 상관없이 응원해 줄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