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치고 이내 잔잔해진다.
수년 전 영화 1917을 보았다.
회사 사장님, 막내 직원, 그리고 당시 대리였던 나.
이렇게 셋이서 보았는데,
별 기대 없이(회사 사람들과의 영화라...그치만 거친 육아 중 흔치 않은 문화생활이라 기쁘긴 했다.) 보았다.
그때 본 1917은 아직까지 내 인생 영화 중 하나이다.
주인공이 전보를 알리기 위해
전쟁터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참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마지막즈음
잔잔한 냇물에 고요히 떠내려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여러 감정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흐르는 눈물도 참을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을 했다.
그가 겪어 온 고군분투,
사활을 걸고, 살아내기 위해 애쓴 시간.
그 고통을
전쟁터에 있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구나.
그저 전보를 알리기 위해 온 병사.로 생각되겠구나.
그리고 다들 각자의 전투에서
똑같이 애쓰고 있구나.
나는 이렇듯 늘
나의 외로움, 타인의 외로움,
결국은 인간의 본질은 외로움이구나
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넓은 아량으로
때로는 가여운 마음으로
나를 보듯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너도나도 각자의 굽이친 물살을
견뎌내고 있구나.
굽이 친 물살에
깎이고 무뎌지고
내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그런 고통을 모두가 겪어내고 있구나.
굽이치고 흐르고, 떨어지고,
그리고 또 언젠가 잔잔해질
우리는 각각의 냇물이 되어
그렇게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