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

by Elora szu

약한 마음 품고 살지 마라, 지나간 것에 미련두지 말라 따위의 것들은 그런 뜻이 아니었을 것이다. 툭하면 울고 나자빠지는 내가 너무 싫어 몇 해 간 냉정한 마음으로 사려고 노력했다. 올해 초 예고 없던 할아버지의 죽음은 끝없이 퍼져나가던 악한 마음에 둑이 되었고 우리 할머니는 좋지도 않았던 그 사이가 뭐가 그리 그립고 외로웠던 건지 얼마 전 할아버지 곁으로 떠났다.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마음 동생이 보내온 몇십 개의 지난 시절 비디오 녹화본을 보며 며칠을 달랬다. 드문드문 나오는 할머니의 어정쩡한 걸음걸이에 빳빳하고 새카맣던 꼬부랑 머리부터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던 말투와 향수냄새 같던 베이지색의 분냄새에 달래 지지 않는 헛헛함을 삼켰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처음으로 늘 빌어오던 소원을 원망했다. 도무지 주는 대로 처먹지 않던 손녀딸 학교 다녀오면 밥 먹인다고 계란밥을 그렇게 자주 해줬지 근데 나는 그렇게 맛있게 안 만들어지던데. 고삼 때 오래 입원해 있던 내가 제일 먼저 생각났던 할머니 단술이었는데. 그걸 그다음 날 그렇게 바로 해올 줄 몰랐는데. 할머니가 없는 게 아직 실감이 너무 안 나다가 동생이 보내온 할머니 집 사진에 너무 힘들었다. 짜증 나게 정확한 전자시계가 원망스러웠다.

KakaoTalk_Photo_2024-02-04-15-51-48 001jpeg.jpeg
KakaoTalk_Photo_2024-02-04-15-51-57 005jpeg.jpeg
KakaoTalk_Photo_2024-02-04-15-51-55 004jpeg.jpeg
KakaoTalk_Photo_2024-02-04-15-51-52 003jpeg.jpeg
KakaoTalk_Photo_2024-02-04-15-51-50 002jpeg.jpe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