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움학교 교육방식

by JS

“우리는 쓰레기인데요” 혹은 “어차피 성공 못 하는데 왜 해요?”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습니다.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아이들 앞에서, 논리적인 설득이나 훈계는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20년간 고집해 온 첫 번째 교육은 ‘음악’과 ‘운동’입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논리가 아닌 감각으로 부딪치는 시간. 함께 땀 흘리고, 하나의 소리를 만들며, 아이들은 생전 처음으로 ‘함께’라는 감각과 작은 성취의 기쁨을 배웁니다. 그렇게 6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러, 아이와 교사 사이에 조금의 신뢰가 쌓이면 비로소 두 번째 교육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은 늘 하던 대로 한 걸음 나아가다 주저앉습니다.

“저는 여기까지예요.”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교사의 ‘잔소리’가 들어갑니다.

“아니, 한 걸음만 더 가보자.”

“너 이거 할 수 있어.”

“네 생각은 어때? 어떻게 하고 싶어?”

“좋아! 잘했어. 이렇게 하는거야”

아이들은 죽는소리를 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라옵니다. 교사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그리고 저 잔소리가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이것이 세품아 교육의 핵심 동력입니다.


우리는 이 동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판을 설계합니다. 다움 학교의 한 학기는 3개월입니다. 아이들이 지쳐 쓰러지기 전에 끝낼 수 있는 짧은 목표입니다. 학기가 시작되면, 담당 교사는 하나의 큰 주제를 던집니다. 수업의 교제(텍스트)는 책이 될 수도, 영상이나 강연이 될 수도, 때로는 전시나 공연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한 학기 동안 그 주제를 함께 공부하며 자신만의 생각과 정보를 모읍니다.


그리고 학기 마지막 주, 아이들은 ‘자신만의 주제’를 가지고 모든 교사 앞에서 발표해야 합니다. 여기서 ‘50명에게 50개의 커리큘럼’이라는 저희의 철학이 드러납니다. 발표 형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PPT로 논리정연하게 풀어내고, 어떤 아이는 자신이 겪은 아픔을 노래로 만들어 부릅니다. 어떤 아이는 복잡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또 어떤 아이는 자신의 성실성을 증명하겠다며 매일의 운동 기록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물론 발표 한 주 전까지 “이해가 안 돼서 미치겠다”며 포기를 외치는 아이도 종종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너무 쉬워서 당연한 개념이 그 아이에게는 양자역학처럼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교사는 그저 곁에서 잔소리하며 기다려줍니다. 그 고통의 시간이,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머리로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거룩한 산고의 시간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발표 당일, 아이들은 덜덜 떨리는 다리로 단상에 섭니다. 땀으로 축축한 손바닥으로 마이크를 쥐고,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결과물을 발표합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고 끝맺는 경험을 온몸으로 해냅니다. 성공과 실패, 칭찬과 질책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아이는 이전과 다른 존재가 됩니다.


이것이 저희가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본연의 경험’입니다.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치고, 그것을 넘어섰을 때의 짜릿한 성취감. 더 잘할 수 있는데, 열심히 하지 못한 아쉬움. 우리는 그 경험이야말로 아이들 내면에 있는 ‘긍정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강화하는 방법이라 믿습니다. 각기 다른 아이들이, 각기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국 ‘해냈다’는 하나의 감정을 공유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큰 선물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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