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의 자랑

by Dancing with God

나는 우리 동네 최고의 자랑은 동네 도서관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네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이 한 개쯤 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서울에는 도서관이 이 동네에 비해 아주 띄엄띄엄 있어서 걸어서 도서관 갈 수 있는 위치에 집을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서 우리 도서관에 대한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J는 내가 중학교 때부터 다녔던 도서관에서 거의 매주 가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고등학교-재수 때 공부를 했고 대학교 때에도 토요일 아침마다 가서 책을 읽었었다. 우리 아파트에서 도서관까지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나의 미래의 불투명함을 한탄하고 기도하고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아파트 화단의 꽃이 필 때마다 생생하게 떠오른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 중에는 아이들 얼굴을 하나하나 보며 눈을 맞추고 따뜻하게 인사를 건네주시는 책에 나올 것 같이 멋진 베테랑 선생님이 계신다. 처음에 도서관에 갔을 때에는 아무 책도 보고 싶어 하지 않고, 소리를 낼 수 없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다른 모르는 아이와 책상을 공유하는 것에 화를 내며 뛰쳐나가던 J가 한 번 가면 몇 시간씩 책을 읽고 있다. 여기 사는 동안 좋은 책을 더 많이 함께 읽고 J와 추억을 쌓고 싶다.


202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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