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두통을 진단받아 최근 8개월 정도는 정말 잘 관리해 왔다. 한 동안 두통이 정말 없었는데, 오늘 제대로 두통이 찾아왔다. 오늘 아침에도 찰나이긴 했지만 띵한 느낌이 있었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식사하고 일을 했다. 그리고 점심을 병원식당에서 먹는데, 자율배식이라 양 조절이 안되어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 그리고 나서부터 느낌이 안 좋았다. 오후에 학회에 가는데 햇살이 강렬했다. 결국 학회에 갔다가 두통이 와서 약을 먹고 그래도 두통이 가시지 않아 중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한 역에서 토하고 나니 조금 속은 편안했지만 아직도 두통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이다.
두통이 생기면 생각이 많아진다. 나의 두통은 이유 없이 생기지는 않아서 내가 뭘 잘못했을까 하고 무겁고 자책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오늘의 원인은 점심의 과식과 햇빛이었던 것 같다. 작년 여름쯤 점심에 밥을 먹고 나서 두통이 생긴다는 걸 깨닫고 점심에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었었다. 식당에서 나오는 밥도 반찬이랑 국만 먹었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금세 익숙해졌고, 확실히 두통이 잘 조절되었다. 편두통 환자는 compliance가 굉장히 좋고 성실하다고 한다. 그만큼 두통이 괴롭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절된 후로는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두통이 올까 봐 두려워서 엄격하게 지켰는데, 몇 달 이상 두통 없이 유지가 되니 조금씩 풀어져서 김밥도 먹고 식당에 가서는 탄수화물도 신경 쓰지 않고 먹었다. 그러다가 점심 먹는 양이 점점 늘어나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 같다. 내일부터는 아침을 잘 챙겨 먹고 점심은 다시 엄격하게 관리해야겠다. 내가 식탐이 있어서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앞으로 계속 지켜보자.
2024/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