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 척

by 최재학 담연

국민학교 때였다.


체력장이 있던 날.


운동장에 전교생이 모였다.


쉬는 시간이었다.


친구가 한쪽을 가리켰다.


"야, 너네 할머니다."


고개를 돌렸다.


할머니가 서 계셨다.

남색 천 가방을 들고.


사이다,

카스텔라,

과자 몇 개.


내가 좋아하던 것들.


나는 말했다.


"할머니 왜 왔어."

"오늘 그런 날 아니야."

"빨리 가."


그리고 돌아섰다.


혹시라도

안 가실까 봐

몰래 뒤를 봤다.


교문 쪽으로

걸어가시는 모습이 보였다.


밖으로 나가셨다.


나는 다시 운동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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