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 사람입니다.

한 사람으로...

by 전 한 사람

전, 한 사람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는 늘 조심스레 위축된다.

누가 보면 전혀 그렇게 안 보였다고 생각할 테지만

나도 이제 이 정도 나이가 되니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지인들과의 자리 후 나는 그 자리에서 나의 단어가 맞는지, 표정이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대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 붙잡고 있는다.

집에 돌아오면
백 번 중 아흔아홉 번은 화장실행이다.

겨드랑이 땀은, 뭐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니
나는 종종
어떤 사람으로 보였을지 보다
내가 나로 남아 있었는지를
더 오래 생각하게 된다.

참 피곤하게 산다.
그렇게까지 한다고?

그래도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있다.
그래서 또, 다시

나는
피하지 않고 생각한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지금 나는
누구의 딸이나
누구의 안사람이나
누구의 엄마로 불리기보다

그저
한 사람으로
나 자신에게 남고 싶다는 쪽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래서 지금은
기록을 남긴다.

나를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없었던 나의 시간들이

이제는 나로 채워져야 할 것 같아서

한 사람으로 지나온 시간들이
없었던 것처럼 흩어지지 않도록
조용히 적어간다.

내 이야기를

지금
이렇게 놓는다.

글로

한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