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띠

프롤로그

by 전 한 사람


“큰선생님, 이제 세 번 남았어요!”


꼬마소녀는 같은 곡을 다섯 번 쳐야 끝나는 숙제를
두번째치고 선생님께 보고한다.

다음번 숙제곡을 치기 전에
짧은 다리로 댐퍼 페달을 밟기 위해

피아노의자 모서리에 겨우 엉덩이를 걸치며
'띠리띠리 띠리리리리~' 아홉 음을 더듬어 친다.


겨우 닿은 발을 뒤로 물려

의자에 엉덩이를 뒤로 밀어 자리를 고쳐 앉는다.

소녀는 성음피아노학원에서 제일 키가 큰 언니의 피아노 소리를 듣고
언젠가 ‘엘리제를 위하여’를
능숙하게 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큰선생님! 이제 두 번이에요!"


또 외쳐본다.

작가의 이전글가슬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