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PM 도전기 Part 1

K사 영업기획 6개월의 현실

by RICE
"PM이 아니라 영업기획이라고요?"
K사로 입사하자마자 PM 업무를 수행했다 생각하겠지만 그건 또 아니었다.
입사 후 배정된 팀은 세일즈팀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6개월이 내 PM 커리어의 진짜 출발점이었다.


세일즈팀으로의 입사


T사에서의 4개월을 거쳐 드디어 IT 대기업 K사에 입사했다. 포지션은 세일즈팀이었다. '일단 IT 회사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자'는 마음으로 지원했지만, 내심으로는 언젠가 기획 쪽으로 넘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세일즈팀에서의 영업기획 업무


세일즈팀에 배정되었지만, 실제로는 영업기획 성격의 업무를 많이 맡게 되었다. 영업 현황 지표 측정, 성과 분석, 세일즈 프로세스 개선 등이 주요 업무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데이터를 뽑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그 안에서 기획의 요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이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 S사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PM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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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미션: 영업 현황 지표 자동화


입사 첫 달에 맡은 업무가 'K사 헤어샵 & CRM 영업 현황 지표 측정 자동화'였다. 기존에는 매주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뽑아서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이걸 자동화하라는 것이었다.


N 예약과의 비교 분석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경쟁사인 N 예약과의 비교 분석이었다. 시장 점유율, 신규 가입 추이, 고객사 이탈률 등을 매주 추적해야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숫자만 뽑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데이터 뒤에 숨어있는 인사이트를 찾게 되었다.

예를 들어, 3월 둘째 주에 신규 가입이 갑자기 20% 증가했는데, 알고 보니 N 예약에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서 우리 쪽으로 고객이 유입된 거였다. 이런 패턴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게 내 역할이었다.


데이터 시각화의 중요성

기존 보고서는 스프레드시트 테이블 차트 위주였는데, 나는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 태블로를 활용해서 시각화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영업팀에서 한눈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배운 게 '데이터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의 중요성이었다. 같은 데이터라도 그래프로 보여주느냐, 표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메시지가 완전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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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도전: 인사이드 세일즈 도입


입사 3개월 차에 맡은 프로젝트가 '인사이드 세일즈 도입 및 전략 수립'이었다. 기존에는 필드 세일즈(직접 방문 영업)만 했는데, 코로나 이후 비대면 영업의 필요성이 커졌다.


고객 세그먼테이션

먼저 기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사이드 세일즈에 적합한 고객군을 찾아야 했다. 매출 규모, 업종, 지역, 기존 시스템 사용 여부 등을 기준으로 세그먼테이션했다.

분석 결과, 연매출 5억 이하의 소규모 미용실이 인사이드 세일즈에 가장 적합한 타겟이라는 걸 발견했다. 이들은 직접 방문 영업 대비 비용 효율성이 높았고, 결정 구조도 단순했다.


세일즈 플로우 설계

고객 여정에 따른 세일즈 플로우를 설계했다. 최초 콜드콜부터 계약 체결까지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각 단계별 전환율 목표를 설정했다.


1단계: 콜드콜 → 관심 고객 (목표 전환율 15%)
2단계: 관심 고객 → 데모 신청 (목표 전환율 30%)
3단계: 데모 신청 → 계약 체결 (목표 전환율 25%)


결과와 교훈

6개월 운영 결과, 기존 필드 세일즈 대비 고객 획득 비용을 40% 절감했다. 하지만 계약 체결 후 이탈률이 높다는 문제가 발견되었다.

인사이드 세일즈로 가입한 고객들의 서비스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실제 사용 과정에서 기대치와 달라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험으로 '고객 온보딩'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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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프로젝트: 광고 채널 성과 측정


입사 4개월 차부터는 'CRM 서비스 광고 채널별 운영 성과 측정 자동화' 업무를 맡았다.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있었는데, 각 채널별 ROI를 정확히 측정하는 게 목표였다.


멀티 터치 어트리뷰션의 어려움

가장 큰 문제는 고객이 여러 채널을 거쳐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네이버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가졌다가, 구글 검색을 통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가입하는 식이었다.

기존에는 마지막 접점(라스트 클릭)만 성과로 인정했는데, 이건 너무 단순한 방식이었다. 각 채널의 기여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멀티 터치 어트리뷰션 모델을 도입했다.


데이터 통합의 어려움

각 광고 채널마다 데이터 형식이 달랐다. API 연동부터 데이터 정제까지 모든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팀과 긴밀히 협업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소통이 쉽지 않았다.

"CTR이 낮아서 CPC가 높아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더니, 개발자가 "그게 뭔 말이에요?"라고 되물었다. 마케팅 용어와 개발 용어 사이의 간격을 메워주는 게 내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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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교훈


세일즈팀으로 시작한 6개월이 내게 준 가장 큰 교훈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이었다.


첫 번째: 가설 수립의 중요성

데이터를 뽑기 전에 가설을 세우는 습관을 길렀다. "왜 이번 달 신규 가입이 줄었을까?" "어떤 고객군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을까?" 같은 질문에서 시작해서, 데이터로 검증하는 방식이었다.


두 번째: 스토리텔링 능력

아무리 좋은 인사이트를 찾아도, 그걸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능력이 핵심이었다.


세 번째: 고객 중심 사고

숫자 뒤에는 항상 실제 고객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다. 이탈률 15%라는 숫자는 단순한 지표가 아니라, 우리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실제 미용실 사장님들의 이야기였다.


directory-5413030_1280.jpg pixabay 무료 이미지 사용

다음 단계로의 준비


6개월간의 세일즈팀 경험으로 데이터 분석 역량과 비즈니스 이해도를 쌓았다. 하지만 여전히 '진짜 기획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침 조직 개편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일즈팀의 일부 기능이 솔루션기획팀으로 이관되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기획 업무에 더 가까워질 기회가 생겼다.



다음 편: "첫 PM 도전기 Part 2: 조직개편과 진짜 PM의 시작"에서는 드디어 PM 포지션으로 전환하면서 겪은 경험들을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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