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6일차

by 주승훈

#197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6일차

아침 7시 30분, 시누와에서 출발했다. 아침을 먹고 나서 길을 나서려니 비가 내렸다. 네팔의 여름 우기답게 매일 어김없이 내리는 비. 판초 우의를 입고 걸음을 옮겼다. 비가 오다 그치다 하니, 우의를 입고 벗는 게 이제는 자연스러웠다.


길을 걷다 보니 첫날 우리가 스니커즈를 사 먹었던 롯지가 나타났다. 초반의 설레는 순간들이 떠오르며 기억이 새록새록 흘러들었다. 그 길 위에서 묵묵히 짐을 지고 오르내리던 현지인들을 만났다. 무거운 창문을 들고 산길을 오르는 그들의 모습은 존경스러웠고, 나 또한 묵묵히 내 길을 가야겠다는 동기를 주었다.


해발 2,350m 지점, 점점 고도가 낮아졌다. 마지막까지 조심하려 애썼다. 어느덧 출렁다리 앞에 도착했다. 첫날, 다리를 건너며 바지와 신발이 흠뻑 젖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여정을 다 누렸다는 뿌듯함이 함께했다. 서로를 바라보며 “수고했다”는 눈빛을 나눴다. See you again. 과연 나는 이곳에 다시 올까?


다리 앞의 롯지에 들러 점심으로 신라면을 시켰다. 무사 완주의 기념이었다. 한국에서 먹던 라면과는 전혀 다른 맛. 군대에서 건빵이 그렇게 달게 느껴졌던 순간처럼, 히말라야에서 먹은 신라면은 평생 기억될 맛이었다. 달밧, 밀크티, 콜라까지 모두 해서 1,400루피. 확실히 아래로 내려오니 값이 저렴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지프에 올랐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오프로드, 다들 깊은 잠에 빠졌다. 포카라에 도착하자 가이드가 소개해준 모모 맛집으로 향했다. 하루 매출이 150~200달러라는 가족 식당. 한 그릇 10개에 140루피(약 1,400원). 박리다매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소스와 국물까지 남김없이 비웠다.


저녁은 기다리던 삼겹살.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셨는데, 정말 맛있어서 말없이 계속 먹기만 했다. 노래하듯 지글지글 구워지는 삼겹살. 남김없이 다 비웠다.


식사 후, 나는 페와 호수로 걸어 나갔다. 혼자 걷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이렇게 도전을 계속할까? 걸음을 이어가다 보니, 답이 내려왔다. 나는 도전 자체를 사랑한다.

이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마음 깊이 감사드렸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던 홍정욱 강연은 내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리고 떠오른 성경 구절, 신명기 28장 1절.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삼가 듣고, 그 명령을 지켜 행하면 여호와께서 너를 세계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실 것이다.”


그 말씀처럼, 이 도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은혜였다.

5박 6일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여정.

멋진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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