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심장의 까마귀 8

오래 떠 있다는 것은

by 수상한 세 자매

푸른 심장을 가진 까마귀는 요 며칠, 조금 들뜬 느낌을 안고 하늘을 날았다. 바람을 가르며 날개를 펴면 가슴이 먼저 움직였고, 말은 머릿속에 다 자리 잡기도 전에 부리 끝으로 흘러나왔다. 낯선 건 아니었다. 처음엔 그저 가볍다고 느꼈지만, 어느 순간 눈물이 마음보다 먼저 흘러내리는 일이 생겼다. 그렇게 슬프지 않은 순간인데도 깃털 아래가 축축해졌다. 까마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일까. 이것은 나의 원래 모습일까, 아니면 다시 어긋나는 중일까.


그는 숲 가장자리의 진료소로 날아갔다. 부엉이 선생님은 말 대신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당신에게 익숙한 계절의 느낌이 이것인가요?”
까마귀는 대답을 망설였다. 자신의 날씨를 설명하기엔 너무 많은 구름과 바람이 뒤섞여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봤다. 바람 한 줄기에 기대어보다 낙엽처럼 바닥에 내려앉은 날들, 짙은 안개 속에서 눈을 감고 깃털을 접은 시간들, 자신의 울음을 너무 작게 만들어 들키지 않게 삼켜야 했던 순간들...


그 모든 기억들이 뒤엉켜 있어 지금 이 높이를 원래의 자신이라 부르기엔 어려웠다.


“가볍게 떠오르는 건, 때때로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너무 오래 뜨면, 바람이 방향을 잃을 수 있어.”

까마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의 날갯짓은 조금 빨랐고, 깃털은 가볍게 흔들렸으며, 작은 반짝임에도 마음이 물결처럼 흔들렸다. 어느 날은 아무렇지도 않은 하늘이 너무 예뻐 보여 부리를 닫은 채 오래 바라보다 눈시울이 젖었고, 또 어느 날은 무엇이 그리 급했던 걸까, 계획에도 없던 피아노를 둥지 한켠에 들여놓았다. 그건 충동이라기보다 마음 속 어디선가 오래된 소리가 흘러나오는 걸 그저 막지 않았을 뿐이었다.


까마귀는 돌아가는 길에 조용히 날았다. 바람은 잔잔했고, 나뭇가지들은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둥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저 날고 싶다’

부리 끝에서 튀어나온 말에 자신도 모르게 깃털을 한 번 털었다. 그 말이, 너무 오래 품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뜨는 건 나쁜 게 아니야. 다만 오래 떠 있다 보면, 자기 그림자를 못 보게 되거든.”

까마귀는 날개를 천천히 접으며 둥지로 돌아왔다. 높지 않은 가지에 앉아 가만히 몸을 둥글게 말았다.

구름은 흐르고 있었고, 심장은, 아직 푸른 빛을 머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