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
겨울의 마지막 바람이 숲을 스칠 때, 푸른 심장을 가진 까마귀는 둥지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예전에는 날씨를 따라 감정이 흐르고, 구름이 짙어지면 생각도 함께 무거워졌었다.
하지만 이번 겨울, 그는 단 한 번도 구름을 피하지 않았다. 그저, 구름이 흐르게 두었다. 실수를 하고도 웃는 자신, 남의 일처럼 자신의 고통을 바라보는 자신. 깃털을 부르르 떨며 자책하지 않고 실없이 웃으며, 그저 고개를 갸웃하고 있었다.
“이게 나일까?”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생각했다.
한때 그는 동굴 속에 살았다. 어둠은 따뜻했고, 말이 필요 없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릴 때마다 더 깊이 숨었고, 가끔은 작은 소리에 터지듯 화를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깊은 곳에서 스스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아기 새들이 웃을 때, 푸른 호수가 달빛에 반짝일 때, 조금이라도 마음이 움직이면 천천히 걸어 나왔다.
때때로, 그는 충동처럼 날개를 퍼덕이며 먼 곳으로 향했다. 여행이라는 이름의 비행이었다. 세상은 아름다웠고, 하늘은 넓었지만 그의 마음은 자주 무거웠다.
“이렇게 날아도 되는 걸까?”
“내 깃털이 이만큼 가벼워질 자격이 있을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하늘을 나는 것이 죄가 아님을.
때로는 깃털을 털어내는 일도, 회복의 한 방식이라는 것을.
그는 예전보다 적게 화내고, 조금은 더 느리게 말하고, 가끔은 아무 말 없이 있어도 괜찮다고 느끼게 되었다.
큰 소리로 울지 않아도, 조용한 날갯짓에도 마음이 전달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저, 오늘 하루도 조용히 지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푸른 심장은 여전히 그 안에 있었다.
이제는 그것을 숨기지 않아도 되었다. 가끔은 반짝이고, 가끔은 어두워도, 그건 그저 그의 계절일 뿐이었다.
봄의 기척이 숲 사이로 스며들고 있었다. 까마귀는 둥지에 앉아 조용히 노을을 바라보며 마음을 천천히 둥글게 말았다.
그는 더 이상 어긋난 깃털을 다듬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깃털을, 오늘도 바람에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