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 관해 무엇을 배우고 깨달았나.
<질문>
하루를 믿음의 마음으로
신앙에 대해 무엇을 배우고 깨달았나요?
생각해보니
신앙에 관해 배우기 전에
먼저 깨달았던 것 같다.
그 어설픈 깨달음이
전부인 줄 알고
오랜 시간 나만의 신앙 속에
빠져있었다.
같은 종교를 가진 배우자를 만나게 해 주셔서
같은 종교를 가진 가정을 만나게 해 주셔서
우리 아이도 같은 종교를 갖고
모두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항상 한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어
‘참 좋다. 참 감사하다.’
고 느꼈다.
기쁠 때 함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슬플 때 함께 위로의 기도를 나누고,
힘들 때 함께 절실히 기도했다.
열심히 기도생활을 하고
열심히 성당 활동을 하면
당연히
내 신앙도 자동으로 깊어지는 줄 알았다.
늘 내 기도의 중심은
나와 나를 둘러싼 우리였고
나와 우리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기도는 점점 절실하고 깊어졌다.
어느 순간,
기도가 깊어질수록
점점 나와 우리에 대한
기도의 응답은
내 기대와 멀어져 갔다.
이렇게 하면,
이럴 줄 알았는데...
도대체 왜?
어떻게 이럴 수가?
라는 외침만 되돌아왔다.
그때 비로소
혼자만의 깨달음에서 벗어나
거꾸로 ‘배우기’ 시작했다.
막연한 감정 속에 헤매던 신앙은
공부하고 배우며
조금씩 자리잡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그저 기도록 극복하고
또 그 안에서 행복을 찾기 위한
나만의 신앙 속에 갇혀있던 나는
조금씩 그리스도의 삶에 관해
알기 시작했다.
글자를 읽기에 급급했던
성경 읽기도 다시 시작했다.
다시 읽고 배우고 성찰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타인의 신앙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스도의 삶을 따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삶인지
내가 감히 그리스도 신자라고 말하는 것에
얼마나 큰 책임과 용기가 따르는지
몇십 년의 신앙생활 속에
처음 알게 된 것처럼 생소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 그 말이
내 신앙에 딱 맞는 말이었다.
이제라도 그만둘까 싶은 생각이
그때그때 날 유혹했지만
그럼에도 간당간당 끈을 쥐고 있었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기에.
끈을 놓으려는 순간
신기하게 나를 당겨
곁으로 불러주시는 주님.
연로하신 부모님을 돌보며
열심히 노력하면
내게 큰 복을 주시겠지.
아이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잘 자라고
하는 일도 내내 승승장구하고
하느님은 좋은 분이시니까
내 수고를 알아주시고
나에게 큰 복을 주시겠지.
늘 대가를 기대했다.
그 기대가 완전 무너졌을 때.
그 때야 비로소 알게 된
주님의 뜻.
다시 시작된
내 신앙의 시작.
신앙도 기도하듯
매일 공부하고 성찰하고 노력하고
애써야 하는 수고로운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배웠다.
그 배움이 깊을수록
그 배움을 함께 할수록
내 신앙도 깊어진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맘대로 느끼고 착각했던
부족한 신앙에서
다시 배우고 깨달으며
이제야 비로소
주님께로 나아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