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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mind May 19. 2021

나는 아버지입니다

팀 호이트가 전하는 Yes You Can!

부모.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 자연스레 붙는 호칭이다. 하지만 누군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부모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씩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아이를 포기한 부모에 관한 마음 아픈 소식을 접하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딕은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건강한 첫 아이를 기다리던 아버지였다. 그러나 아이는 탯줄을 목에 감고 태어나 뇌성마비 판정을 받는다. 누군가에게 축복이었을 날, 평생을 장애와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의 이름은 릭. 주위에서는 아이를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부모인 딕과 주디는 릭의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식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헌신하며 살아간다.  


한 번도 제대로 달려본 적이 없는 딕은 아들이 달리고 싶다고 쓴 글을 보고 생애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한다. 비록 꼴찌에서 두 번째로 달리기를 마쳤지만, 그 모습은 무엇보다 아름답다. 릭은 달릴 때만큼은 장애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비록 아버지 자신은 근육이 끊어질 듯 아팠지만 아들에게 이제부터 계속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들은 이후 ‘팀 호이트’라는 이름으로 수십 년 동안 마라톤 64차례 완주, 보스턴 마라톤 24년 연속 완주, 세계 철인 3종 경기 6차례 등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현실로 이루어냈다. 장애를 딛고 목표를 이룬 그들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메시지를 던져준다.  


“아버지, 아버지가 없었다면 저는 할 수 없었어요.” 

“아들아, 네가 없었다면 나는 하지 않았다.“ 


딕과 릭은 진정한 행복과 사랑이 무엇이고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슴 벅차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 있어 아버지는 어떤 존재일까. 가족을 위해 항상 밥벌이의 전선에서 분투함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란 존재가 점점 작아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아버지 딕은 헌신적인 사랑으로 아버지란 존재를 새롭게 일깨워준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 릭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주고자 생의 많은 시간을 같이하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거나 누굴 원망하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자란 릭은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자신이 아버지를 태우고 세상을 일주할 날만을 기대한다.

 

각박한 세상에서 가족의 참 의미가 희미해지는 요즈음, 호이트 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부모와 자식 간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비록 이 두 사람, 아버지와 아들로서의 첫 시작은 조금 어두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그 삶의 자취가 스스로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아름답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 ‘성공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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