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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mind Oct 16. 2021

행복의 조건

행복한 삶을 위한 공식이 있을까?

과연 행복한 삶을 위한 공식이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인 사회의 변화를 겪으며,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우리기에 더 그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상황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곤 한다. <행복의 조건>은 하버드 대학교의 성인발달연구를 토대로 행복에 대한 깊은 통찰을 던져준다.


나에게 있어 행복은 친구들과 함께 내달리며 아무 걱정 없이 뛰놀던 어린 시절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 시절 이후의 나는 나름 고민이 많았다. 내가 원하는 꿈과 사회에서 원하는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감. 갓 입학한 대학교를 휴학하고 앞으로의 진로를 선택하며 느꼈던 불안감까지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행복”을 위한 선택을 했지만 그 선택에 대한 만족보다는 후회와 아쉬움이 더해졌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의 내가 조금은 더 만족스럽게 바뀌어 있지 않을까? 사람들의 일생에서 그가 내린 선택과 그 선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한 눈에 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생 전체를 한 번에 펼쳐볼 수 있다면 어떨까? <행복의 조건>은 행복을 누림으로써 진정 빛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하버드 대학교의 성인발달연구 : 그 결과는?
행복한 삶에도 공식이 있을까?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3개 집단, 총 814명의 삶을 72년 동안 추적하면서 바로 이 질문에 답을 찾아왔다. 연구 집단에는 1930년대 말에 입학한 법대 2학년생, 루이스 터먼 교수의 천재아 연구에서 찾아낸 여성들, 보스턴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태어난 소년들이 포함됐다. 연구가 시작된 후 직업적 성공과 실패부터 은퇴 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심리검사를 받고 답변서를 제출했으며 수차례 면담을 거쳤다. 이들 중에는 임대 아파트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도 있고, 베스트셀러 작가,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있다. 이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었을까? 연구의 교훈은 부와 명예, 열심히 노력하는 데 있지 않았다. 72년의 연구에서 얻은 가장 분명한 메시지는 ‘좋은 관계가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힘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결정짓는 것은 인간관계의 힘이다

이 책을 쓴 정신과의 베일런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고 결론지었다. 연구결과 47세 무렵까지 형성되어 있는 인간관계가 이후 생애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부와 명예 등은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더라도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온 이들의 삶이 건강하고 행복했다. 이들의 수명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길었다. 친밀한 인간관계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행복감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 시절을 떠올려 보니 나의 경험 또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중학교 시절, 함께 축구를 하며 팀까지 만든 꽤 오래된 친구들이 있다. 시간이 흘러 하나, 둘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입시와 취업의 문턱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고, 불의의 사고로 고통받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서로의 훌륭한 조력자이자 버팀목이었다. 이렇게 서로가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함께 성숙해온 과정 또한 우리에게 행복이 아니었을까.

 

 삶의 황혼에 뽑은 행복의 일곱 가지 조건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일하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연구대상자들이 은퇴할 즈음, 저자 베일런트는 행복하게 늙어가는 데 필요한 요소로 7가지 주요한 조건들을 꼽았다. 첫 번째는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이고, 그 다음이 교육, 안정된 결혼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었다. 고통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는 무엇일까. 업무가 반 정도 남은 상황을 두고 어떤 이는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또 다른 이는 반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 누군가는 행복을 느끼고, 또 다른 누군가는 불행을 느끼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 보다는 그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50대에 이르러 7가지 조건 중 5, 6가지 조건을 충족했던 연구대상자의 절반은 80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였다. 반면, 50세에 3가지 미만의 조건을 갖추었던 이들 중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에 이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몇 가지 조건만으로 행복을 판단하기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간단한 조건을 뒷받침하는 72년 간의 연구는 상투어처럼 들리는 결론에 무시할 수 없는 신뢰를 더한다. 술, 담배를 끊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운동한다면 행복의 7가지 조건 중 적어도 4가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또다시 행복의 조건을 찾아서
정해진 몇 가지 법칙으로 행복한 삶을 평가할 수 있을까?


 과연 누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탄탄대로가 보장된 듯해 보이던 하버드 졸업생 중에도 완전히 타락해 생을 마감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릴 때 학대 속에서 자란 이너시티 집단의 소년이 크게 성공하여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경우도 있지 아니한가. 베일런트는 삶에 대해 “과학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숫자로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진단을 내리기에는 너무나 애잔하다.”라고 썼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행복의 일반적인 원칙은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인생은 참으로 복잡해서 그 결과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행복을 얻기 위해 원칙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불행과 고통을 포함한 삶 자체를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행복으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살아가며 조금 방황을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 없이 노력하는 삶이 조금 더 나은 인생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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