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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가 줄어드는 시대, 크린토피아는 왜 매출이 늘까?

전통업을 구조화한 프랜차이즈 전략의 정석

by 김준성

세탁업은 망해가는 산업 아니었나?

매년 세탁소는 줄어들고 있다. 2017년 기준 전국 약 27,000개였던 세탁소는 2023년에는 약 20,000개 수준으로 감소했다. 자동세탁기의 보급, 저가 의류의 확산,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전통적인 동네 세탁소는 점점 사라지고 있고, 자영업자들의 폐업률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세탁업은 사양 산업처럼 보이지만, 크린토피아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세탁업이 줄어드는 동안에도 크린토피아는 세탁편의점 + 코인빨래방 + 멀티숍이라는 구조를 만들어 전국 2,7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가진 브랜드로 성장했고, 매출 역시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 글은 크린토피아의 사례를 통해, 전통 오프라인 업종도 전략적으로 구조화하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즈니스 구조 – 세탁을 ‘기획형 사업’으로 만들다

크린토피아는 단일 모델이 아닌, 다음과 같은 다층 구조의 수익 모델을 갖고 있다:

1) 세탁편의점(기본 구조)

기존 동네 세탁소와 유사하되, 통합 공장 + 매뉴얼화 + 브랜드 표준화를 통해 신뢰 확보

운영 효율성 증가 + 고객 응대 품질 통일

2) 코인워시365

2009년 런칭, 1인 가구·맞벌이 증가에 따라 무인 셀프 세탁 수요 급증

대형 세탁물, 24시간 이용, 비대면 선호 트렌드에 적합

본사 차원의 공간 기획과 설비 표준화로 운영 리스크 최소화

3) 멀티숍 (복합 매장)

세탁소 + 코인빨래방을 한 공간에 구성해 공간 수익 효율 극대화

정장 세탁 맡기고, 동시에 이불 셀프 세탁하는 고객 시나리오 대응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된 모델




프랜차이즈 설계 – 가맹점 락인의 구조

크린토피아는 단순히 가맹점만 늘린 것이 아니라, ‘본사-가맹점 상생 구조’를 전략적으로 설계했다.

러닝 로열티 구조: 매출의 1.5%만 받는 합리적 로열티

카드 수수료 50% 본사 부담: 소액 결제 중심 업종 특성 고려

광고·홍보는 본사 주도: 지역 매장에 부담 전가하지 않음

이러한 구조는 가맹점주에게 안정감을 주고, 장기 운영을 유도한다. 실제로 가맹점 평균 영업 유지율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사업 확장의 핵심 – 생활 패턴의 변화 읽기

크린토피아가 코인워시365로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설비를 도입해서가 아니라,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확대, 대형 세탁물의 실용적 처리 니즈를 정확히 읽은 데 있다.

실제로 매출 수치에서도 이 성장은 확인된다.

2021년: 약 795억

2022년: 약 852억

2023년: 약 965억

2024: 약 2,729억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안정적인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신규 가맹점 확대와 코인빨래방 수요 증가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단순히 설비를 도입해서가 아니라,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확대, 대형 세탁물의 실용적 처리 니즈를 정확히 읽은 데 있다.

세탁은 줄일 수 없는 반복 소비

이불, 패딩 등 대형 세탁물은 일반 세탁기로 불가

밤이나 새벽에 세탁하고 싶은 니즈 → 무인 운영 적합

즉, 이 사업은 단순한 기계 설치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기반한 서비스 설계였다.




확장적 관점 – 비대면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최근 크린토피아는 기존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모델을 넘어, 비대면 세탁 예약·픽업·배송 서비스 영역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가맹 기반 모델과 별도로, 새로운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브랜드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런드리고’와의 시장 대립 구도가 앞으로 매우 흥미롭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런드리고는 완전한 비대면 기반의 세탁 서비스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IT기술과 앱 중심의 고객 UX를 강점으로 갖고 있다. 반면, 크린토피아는 오프라인 인프라와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유연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즉, 전통 브랜드의 구조화된 확장 vs 디지털 네이티브 기반 스타트업의 도전이라는 관점에서, 세탁이라는 고정된 일상을 어떻게 재정의하느냐가 양사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다.




결론 – 세탁소가 줄어드는 시대, 구조가 회사를 키운다

세탁업은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고, 실제로도 전국 세탁소 수는 매년 줄고 있다. 하지만 크린토피아는 이 전통 업종에 구조를 입혔다.
표준화된 서비스, 자동화된 운영, 다층적인 수익 모델, 그리고 생활 변화에 기반한 기획력.
이 4가지 요소가, 크린토피아가 줄어드는 시장에서 오히려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사례는 단지 세탁업이 아니라, 축소되는 시장에서도 수익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면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다는 전략적 교훈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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