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진 플랫폼, 타다는 정말 희생자였는가?

전략기획

by 김준성

기술보다 강한 변수는 '제도'였다

타다는 2018년 등장 직후 ‘한국판 우버’로 불리며 모빌리티 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다. 깔끔한 차량, 예약 기반 호출, 정액 요금제 등으로 사용자 만족도는 매우 높았고, “병원 차 대신 타다를 부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1년 반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타다는 국회의 규제 입법으로 인해 핵심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중단했고, 이재웅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글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타다의 비즈니스 모델은 왜 지속되지 못했는가?

단순한 정치적 희생양이었는가, 아니면 전략적 실패였는가?

결론적으로 타다는 예측 가능한 정치적 리스크를 전략에 반영하지 못했고, 이는 단순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아닌 플랫폼 전략에서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사진: 한국경제




법적 정당성은 있었지만, 제도적 정당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타다의 모델은 ‘렌터카 + 운전기사’ 방식으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의 예외 조항을 근거로 했다. 법적으로는 합법이라는 판결도 받았다.

개인이 렌터카를 빌리고,

해당 렌터카에 운전기사가 결합되어 제공되는 구조

복잡하지만 가능한 구조였다. 그러나 이는 ‘회색지대’를 활용한 전략이었고, 제도권 내 이해당사자와의 협의 없이 추진되었다.

타다는 이를 “기술 기반 혁신”으로 포장하며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사회적 설득 없이 규제와 대립하는 전략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인사이트: 법적 정당성이 있다고 해도, 제도적 수용성과 사회적 설득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내 생존이 어렵다.




정치적 타이밍은 외생 변수이자, 전략 변수였다

2020년 3월, 국회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불과 한 달 뒤인 4월 15일은 제21대 총선이었다.

전국 단위로 조직된 택시업계는 강력한 유권자 집단

여야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갈등보다 ‘합의된 규제’를 선호

법안은 여야 합의로 신속히 통과 (재석 185명 중 찬성 166명)

이 시점에서 타다는 정치권과의 협상 채널 없이 강경한 여론전을 택했고, 이는 전략적 실책이었다.

인사이트: 선거, 여론, 조직표 등 정치적 변수는 예외가 아닌 전략의 일부다. ‘정의’를 주장하기보다, ‘정치적 가능성’을 예측해야 한다.





타다는 왜 '리스크 설득' 대신 '여론 대결'을 선택했는가?

타다의 창업자 이재웅 대표는 “기득권과의 싸움”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의 정서와 언론을 활용한 여론전에 집중했다. 그는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택시업계를 직접 비판했고, 이를 '구시대와 신기술의 충돌'이라는 구도로 끌고 갔다.

이 전략은 짧은 호응은 얻었지만, 플랫폼 전략에서 핵심인 ‘이해관계자 설득’에는 실패했다. 특히 규제를 설계·집행하는 국토부나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와의 조율은 제한적이었고, 실질적인 입법 저지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이재웅 대표는 협상과 조율이 아닌, 여론전을 택했을까?

타다는 ‘소비자 만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었고, 이를 정치적 레버리지로 삼고자 했다.

기술 중심 스타트업으로서 기존 기득권을 혁신 대상으로 규정한 이데올로기가 강했다.

내부적으로는 빠른 확산과 투자 유치를 위해 '혁신 vs 규제'라는 갈등 구도가 오히려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타다는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설계 없이 시장만 보고 질주한 전략이었다. 이는 플랫폼의 생존 구조로는 매우 위험한 방식이다.

인사이트: 기술 중심 스타트업일수록 이해관계자 설득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갈등 구조는 초기 확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장기 생존을 담보하지 못한다.





타다는 피해자일까, 전략을 놓친 실패자일까?

타다는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았고, 사용자 만족도도 높았지만, 이해관계자 전략이 부재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같은 시장에서 택시업계와 협업하며 제도 안에서 확장 전략을 택한 반면, 타다는 갈등 중심 전략을 고수했다.

인사이트: 플랫폼 전략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이해관계자, 제도권, 정치적 맥락과의 ‘관계 설계’가 생존의 핵심이다.




결론 – 전략이 리스크를 품지 못했을 때 무너진다

타다의 실패는 단순한 규제의 희생이 아니다.

정치적 리스크, 제도적 리스크, 업계 반발이라는 외부 요인을 예측하고도 이를 전략적으로 통제하지 못한 결과였다.

플랫폼 사업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다. 외부 리스크는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설계해야 기업이 생존할 확률이 높아진다.


요약

타다는 전략 설계에서 정치·제도 리스크를 통합하지 못했다

법적 정당성만으로는 플랫폼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없다

정치적 타이밍은 사업 모델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플랫폼 전략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 설계’로 완성되야할 때가 있 다

여론 대결은 단기 확산에는 유리하지만, 제도적 설계 없는 플랫폼은 생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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