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전략이 플랫폼 락인 전략으로 진화하는 순간 - 전략기획
PB, 즉 Private Brand는 유통사가 직접 기획하고 생산을 주도하는 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통상적으로 PB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강점을 가진다.
브랜드 마진 없음 → 외부 브랜드의 프리미엄 비용이 제거된다
유통 마진 최소화 → 자사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직접 판매하면서 유통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
가격 경쟁력 확보 →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
높은 수익성 가능 → 소비자에게 반값에 보여도 유통사에겐 높은 수익을 남길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
외부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고 카테고리 통제권 강화
반복 구매 유도 및 고객 락인 효과 지향
대형마트의 식품, 편의점 도시락, 이커머스의 화장품 PB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시대, 특히 패션 시장에서는 PB가 단순 가격 경쟁으로만 승부 보기 어렵다. 브랜드 신뢰와 경험 중심 소비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PB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브랜드 마진과 유통 마진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해, 동일 품질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
이 전략은 저가 경쟁에선 유효하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닌다:
가격은 쉽게 비교된다 → 소비자의 이탈 가능성 증가
낮은 가격은 낮은 품질로 인식될 수 있다
브랜드 정체성이 없으면 충성도도 없다
패션 시장은 특히 이탈 비용이 낮다. 브랜드 신뢰가 없으면 소비자는 쉽게 경쟁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무신사의 PB 브랜드 무탠다드(musinsa standard)는 기존 PB 모델과 전혀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브랜드 마진을 줄이되, 제품 퀄리티는 오히려 강화
광고비를 줄이고, 소재와 봉제 등 원가에 투자
‘저가형 PB’가 아니라, ‘신뢰 기반의 입문 브랜드’로 포지셔닝
이 전략은 단기 수익성보다는 고객 경험과 신뢰 확보를 우선한 선택이며, 결과적으로 무신사 플랫폼에 대한 락인 효과를 유도한다.
플랫폼이 가장 고민하는 질문:
“고객이 왜 우리 플랫폼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가?”
무탠다드는 이 질문에 대한 무신사의 해답이다.
1. 고품질 = 기대치 초과
→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라는 만족감을 준다.
2. 기본템 중심 구성 = 반복 구매 가능성
→ 팬츠, 셔츠, 티셔츠 등 계절마다 사는 필수템 위주
3. 무신사 전용 브랜드 = 전용 경험화
→ 무탠다드는 무신사에서만 구매 가능 → 플랫폼에 머무는 이유가 된다
이 구조는 단순 판매를 넘어 고객 습관 형성과 플랫폼 충성도 강화로 이어진다.
무탠다드는 이제 단순한 ‘가성비 브랜드’가 아니다.
무신사에 처음 유입된 고객은 무탠다드를 통해 첫 경험
무탠다드의 만족스러운 첫 구매 경험은 → 무신사 전체 브랜드군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리뷰, 커뮤니티, 콘텐츠로 연결되며 무신사 생태계 내 소비 순환 유도
즉, 무탠다드는 무신사의 기준점이자 신뢰 증폭기로 작동한다.
무신사는 무탠다드를 전면에 내세워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2024년 10월, 전국 16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월 매출 100억 원 돌파 (전년 대비 3.5배 성장)
24FW 슈퍼세일 기간 온·오프라인 통합 매출 160억 원, 아우터류 매출만 309% 증가
구체적인 연매출은 비공개지만, 시장에서는 국내 SPA 브랜드 중 5위권 경쟁 중으로 평가됨
2023년 말 5개 → 2025년 3월 기준 전국 23개 매장으로 확대
이는 단순한 유통망 확장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의 현장화
오프라인을 통해 고객 체류시간, 제품 접점, 브랜드 인지도까지 상승 유도
무탠다드는 온라인에서 신뢰를 만들고, 오프라인에서 충성도를 설계하는 PB 전략의 진화형이다.
무탠다드는 단순히 많이 팔아 마진을 남기기 위한 PB가 아니다.
고객의 첫 경험을 책임지고, 이탈을 막고, 충성도를 만들어내는 전략적 자산이다.
원가를 아끼지 않고 품질에 투자한다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다”는 기준점을 만든다
이를 통해 무신사는 플랫폼 충성도, 고객 생애가치(LTV), 브랜드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린다
“이 가격에 이 퀄리티면, 무신사에서 계속 사야지.”
무신사는 이 한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꺼이 돈을 더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지금, 유효하게 작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