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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은 전술이고, 브랜딩은 전략이다 – 마뗑킴 분석

전략기획

by 김준성

단기간 폭발적 성장을 만든 브랜딩 전략의 모든 것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마뗑킴(Matin Kim)은 소셜미디어 속 한 디자이너의 이름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 마뗑킴은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이자 트렌드이고,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다.

신제품은 드롭과 동시에 품절되고, 협업 요청은 글로벌 브랜드부터 대기업까지 줄을 선다. 심지어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가 뭐야?”라는 질문에 마뗑킴을 언급하는 건 더 이상 유행이 아닌 기본값이다.

대체 마뗑킴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브랜드’가 되었을까?
이 글은 그 성공의 본질이 무엇보다 브랜딩 전략에 있었다는 관점에서, 마뗑킴의 성장을 분석해본다.



브랜드의 시작이 아닌, 서사부터 설계했다

마뗑킴의 출발은 ‘상품’이 아니라 ‘사람’에서 시작된다.
디자이너 김다인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그곳에 올라온 스타일, 여행, 일상은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었다.

그리고 곧 이 취향과 미감에 공감한 팔로워들이 생겼고, 그들이 첫 번째 고객이 되었다.

즉, 마뗑킴은 제품 이전에 브랜드의 서사를 만든 브랜드다.
“이 사람이 만든 거라면 믿고 살 수 있다”는 정서적 연결이 브랜드 초기 동력이었다.

여기서 이름조차도 브랜딩의 연장선에 있다. ‘Matin’은 프랑스어로 ‘아침’을 의미하고, ‘Kim’은 디자이너의 성. 한국인에게 익숙한 ‘Kim’에 프렌치 무드를 입혀, 친숙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전달하는 네이밍 전략이었다. 명품은 아니지만 감도는 높고, 멀게 느껴지지 않지만 특별하다. 마뗑킴은 이름부터 브랜딩이었다.

share-image-1-bb67aed0d52c69d9e82d049fc003802a.png 사진: 마뗑킴



소비자는 ‘구매자’가 아니라 ‘참여자’였다

마뗑킴은 흔히 ‘품절 브랜드’로 불린다.
그러나 중요한 건 재고가 빨리 소진됐다는 현상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이 브랜드에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에 있다.

제품은 드롭 방식으로 한정 발매

신제품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먼저 공개

고객 피드백에 따라 컬러, 사이즈 재출시

착용 인증 콘텐츠는 브랜드 채널에서 리그램

마뗑킴은 고객에게 ‘브랜드에 참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설계했다.
이건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
팬덤과 커뮤니티가 있는 브랜드만 가능한 브랜딩 전략이다.



로고는 ‘인증’의 도구가 되었다

초기 마뗑킴은 옷보다 로고가 더 유명했다. 특정 제품군 없이도 로고만 들어간 니트, 백, 액세서리가 완판되었다.이건 브랜드의 상징 자산이 소비자 인식 속에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다.

로고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취향을 보여주는 ‘인증 수단’이 된다.

“마뗑킴을 입는다”는 건 ‘나는 감도 높은 브랜드를 아는 사람’이라는 자기표현이 된다.
브랜딩이 제품이 아니라 인식과 정체성을 파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무작정 확장하지 않았다: 채널보다 결을 택했다

마뗑킴은 오프라인 매장을 무분별하게 늘리거나, 백화점 입점을 우선하지 않았다.

대신 선택한 건, 브랜드 결을 해치지 않는 파트너십이다.

무신사, 카카오메이커스 같은 MZ 중심 채널

아디다스, asics와의 감도 있는 협업

오프라인 팝업은 ‘체험형 공간’으로 연출

이런 방식은 유통보다는 브랜딩에 초점을 맞춘 확장 전략이다. 제품은 많아졌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더욱 선명해졌다. 그 전략은 단순히 이미지 관리에서 끝나지 않았다.

2021년, 마뗑킴은 더현대 서울 팝업 스토어에서 단일 브랜드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일일 매출’을 기록하며,
브랜드 파워가 실매출로도 증명됨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넘어서 “실제로 사게 만드는 브랜드”로 작동했다는 증거다.

사진 : 패션비즈
PYH2021061809210001300_P4.jpg 마뗑킴 팝업 줄, 출처: 연합뉴스





마뗑킴은 브랜드가를 넘어 ‘콘텐츠’가 되었다

지금의 마뗑킴은 단순히 옷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다.

마뗑킴 자체가 콘텐츠이자 미디어다.

SNS에 올라오는 사진 한 장

협업 룩북과 캠페인 영상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착용 콘텐츠

이 모든 것이 마뗑킴이라는 브랜드 콘텐츠 생태계를 만든다.
심지어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아도, 마뗑킴이라는 이름 자체가 콘텐츠로 기능한다.

이건 초기에 설계한 브랜딩 서사가, 시간이 흐르며 콘텐츠로 진화한 대표적 사례다.





결론: 마뗑킴은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나?

마뗑킴의 성공은 단순히 옷이 예뻐서가 아니다.
이 브랜드는 처음부터 ‘무엇을 팔지’보다 ‘어떻게 보일지’를 설계했고, 그 감도를 무너지지 않게 지켜냈다.

브랜드의 시작은 스토리였다

소비자는 구매자가 아닌 팬이 되었다

로고는 디자인이 아닌 정체성이 되었다

유통은 확장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그리고 결국, 브랜드는 콘텐츠가 되었다

진짜 브랜딩이란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그리고 마뗑킴은 그 일을 아주 잘 해낸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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