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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는 왜 게임이 아니라 플랫폼인가?

전랴기획

by 김준성

로블록스는 단순히 게임 회사가 아니다

로블록스는 언뜻 보면 유아·청소년 대상의 캐주얼 게임 플랫폼처럼 보인다. 한국에서는 특히 초등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로블록스의 진짜 정체성은 "게임 회사"가 아니라, 누구나 게임을 만들고 유통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용자 주도형 UGC플랫폼이다.

2023년 기준 로블록스의 MAU는 약 2억 명 이상이며, 그중 55% 이상이 13세 미만 사용자다. 겉으로 보기엔 유아용 게임 같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수만 명의 개발자들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거대한 경제 생태계다.

roblox-app-review-with-bluestacks-ko-8-banner.jpg 사진: BlueStacks


로블록스의 진짜 고객은 ‘게이머’가 아니라 ‘창작자’다

로블록스는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유저가 만든다. 핵심은 플레이어가 아니라, 플랫폼 위에서 콘텐츠를 창작하고 운영하는 크리에이터(창작자)다.

로블록스 스튜디오라는 자체 개발 툴을 제공하여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음

개발자는 게임 내 화폐(로벅스, Robux)를 통해 수익을 얻고, 이를 실제 화폐로 환전 가능

2022년 기준 연간 2000만 명 이상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상위 개발자는 연 10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림

즉, 로블록스는 유저를 단순 콘텐츠 소비자가 아니라 자산을 창출하는 생산자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로블록스의 락인은 구조에서 나온다

로블록스는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이 많아서 유저가 머무는 플랫폼이 아니다. 유저가 플랫폼 안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설계했다.

아바타 꾸미기 → Robux 구매 → 경제 시스템 진입

친구와 함께 하는 게임 → 커뮤니티 락인 → 타 플랫폼 전환 장벽 상승

플레이어 → 크리에이터 전환 → 직접 수익 창출 → 플랫폼 경제 안착

이처럼 유저는 로블록스를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참여하고 기여하는 주체'로 변화하게 된다. 락인은 기능이 아니라 경험과 경제 시스템이 만든다.




로블록스는 플랫폼이다 — 구조를 판다

로블록스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플랫폼과 툴을 설계할 뿐이다. 이 점에서 넷플릭스, 블리자드, 마인크래프트와 완전히 다른 전략 구조를 갖는다.


게임과 플랫폼의 본질적 차이

대부분의 게임 회사는 잘 만든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 콘텐츠의 반복 소비를 통해 수익을 만든다. 제작자가 만든 콘텐츠를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즐기고 끝나는 구조다. 수익은 콘텐츠의 퀄리티와 IP(지식재산권)에 달려 있다. 하지만 플랫폼은 콘텐츠보다 구조에 집중한다. 다양한 참여자가 콘텐츠를 만들고, 순환시키며, 경제적 가치를 생성하게 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로블록스는 콘텐츠가 아닌 구조를 설계한다

로블록스는 매일 수만 개의 게임이 유저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플랫폼은 그저 툴, 인프라, 수익 구조를 제공할 뿐이다.

자체 게임 없음 → 100% 유저 생성 콘텐츠

수익 구조 = Robux 유통 수수료 + 프리미엄 멤버십 + 광고

유저는 소비자이자 생산자, 플레이어이자 창작자


가치 순환 구조가 락인을 만든다

크리에이터는 콘텐츠를 만들고, 유저는 즐기고 소비하며 Robux를 사용한다. 수익 일부는 플랫폼이 가져가고, 크리에이터는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유저는 점점 더 깊이 참여하고, 플랫폼 안에서 정체성과 경험을 축적한다. 이 선순환 구조가 로블록스의 진짜 락인 전략이다.


모든 콘텐츠가 연결된 하나의 세계

로블록스 내부의 콘텐츠는 서로 단절되지 않는다. 각 게임은 독립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아바타, UI, 경제 시스템은 통합되어 있다.

유저는 다른 게임으로 이동하면서도 동일한 정체성을 유지한다. 이는 로블록스 안의 모든 경험이 '하나의 세계'로 인식되게 만든다.


구조가 실적으로 증명된다

이 플랫폼 구조는 숫자로도 입증된다:

2023년 매출: 약 3.6조 원 (27억 달러)

일일 사용자 수: 2024년 3분기 기준 DAU 8,890만명

2024 3분기 모든 유저 총 플레이 시간: 207억 시간

누적 콘텐츠 수: 4,000만 개 이상

창작자에게 분배된 연간 수익: 약 8,000억 원 규모

이처럼 로블록스는 구조 중심 설계로 사용자 참여를 끌어내고, 그 구조를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까지 연결해내고 있다.

사진: statista




로블록스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정석을 따른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내부에 보유

플랫폼 안에서의 유료경제 설계 (Robux)

창작자 도구 = 락인 수단이자 성장 전략




결론: 로블록스는 구조를 설계한 브랜드다

로블록스의 성공은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사용자가 머무르고 창작하고 수익을 내며 떠나지 않게 하는 구조를 설계한 결과다.

이 플랫폼은 유저의 플레이 시간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 구조 자체를 유료화하고, 생태계를 키움으로써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플랫폼이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계속 생성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로블록스는 게임을 넘어선 플랫폼 구조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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